감정이 위험한 진짜 이유
심화는 색현에게 부정적인 감정들을 모두 모아 무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저번에 폭탄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은 위험할 때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심화였기에 자신을 걱정할까 봐 색현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는 학교생활이 이어졌다. 심화는 휴학계를 내고 싶어 했지만 색현은 군대에 가야 했다. 이제 세상에 대해 충분히 안다고 자부하는 심화는 색현을 배웅해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재대하고 나면 1년 더 늦어지잖아. 나도 휴학계 내고 다녀오면 1년 늦어지니까 같이 졸업할 수 있겠다." 색현이 말했다. "심화야, 나 기다릴 필요 없어. 최대한 빨리 졸업하는 게 좋아." 심화가 물었다. "직업을 구하는 것 때문에 그런 거야? 그러면 난 더더욱 학교에 있을래. 배울게 아직 많이 남았어." 심화는 색현이 군대에 가기 전까지 그에게 이것저것 챙겨주었다.
그녀는 상자 하나를 통째로 색현에게 주었다. "색현아, 이걸 숨길 수 있는 건 너 하기에 달려있어. 내가 만든 호신용 무기들이야. 감정들로 이루어져 있지. 위험한 상황이 오면 꼭 이걸로 자신을 지켜. 그리고 후기를 나에게 알려줘. 이 무기들은 나타나길 원하면 나타날 거고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일 거야. 대신 네가 원래 가지고 있는 물건 중 하나로 둔갑할 수 있어. 그 물건들을 떠올리면서 둔갑시키는 건 네 몫이야. 알았지?" 색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심화가 말했다. "지도자님께도 곧 선물을 드려야겠어. 우리는 무법자에 다시는 고향으로 들어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도자님 재량 덕분에 정상적으로 대학을 다니고 무단결석 처리도 피했잖아." 색현이 말했다. "그렇긴 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너무 안 좋게 보는 것 같아. 우리 이미지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심화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이건 평생 우리를 따라다닐 꼬리표 같은 거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기만 할 우리가 아니니까."
색현이 군대에 입대한 후, 심화는 혼자 캠퍼스에 남아 지도자에게 줄 선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심화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뺏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감정에서 빛의 타래를 뽑아내 꽃을 만들기 시작했다. 꽃은 하늘색 계열의 꽃이었다. 심화는 희망적인 내용의 책을 읽고 자신감을 얻은 후 그 감정으로 꽃을 만든 것이다. 그녀는 지도자에게 감사의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냈다. 지도자는 받은 선물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편지를 살펴보니 꽃의 이름은 온새미로, 자연 그대로라는 의미와 언제나 변함없음을 뜻했다. 지도자는 의아하게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어디에 초점을 맞춘 건가요, 자연 그대로를 강조하고 싶은 거겠죠. 당신은 변화를 원하는 젊은이인 것 같으니." 지도자가 꽃을 빛이 드는 곳에 잘 내려놓는데, 전화가 울렸다.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지도자는 최대한 침착하게 전쟁 대비 태세를 갖추게 했다. 곧 전쟁은 뉴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심화의 눈에는 아주 많은 두려움과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일단 그 넘치는 부정적인 감정의 빛들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지도자를 만나러 갔다. 그러고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지도자는 놀라서 넘어질뻔했지만 이내 기뻐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와달라고 했다. 심화가 지도자의 팔을 잡았다. "지도자께서는 평화를 원하시죠? 그 전제 하에 돕겠습니다. 꼭 평화여야만 합니다." 지도자가 씩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평화가 제일 우선이죠." 심화가 물었다. "상대국은 어느 나라인가요?" 지도자가 말했다. "보호국입니다." 심화는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누가 먼저 공격했나요?" 지도자가 애매하게 대답했다. "빌미는 우리가 제공했지만 도발은 저쪽이 먼저 했으니 보호국이라고 할 수 있죠." 심화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지도자가 바쁜 틈을 타 타워를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