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으로 똑똑히 느꼈단 말이에요!

분명 착상통 같았어.

by 사화

유산이 슬픈 일인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유산이라는 한 해프닝에는 수많은 기대와 걱정, 불안, 행복이 담겨 있었다.
미혼일 때는 몰랐다.
그저 "세포가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냉철한 사실을 깨우쳐주면 오히려 임산부들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멍청하고 오만한 생각을 했다.
정말 하나도 모르는 알못(알지 못하는 자)의 생각이었다.

임신인 것 같은 한 주가 흘렀다.
대체 임신 준비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 걸까? 나는 한 주 동안 느껴지는 묘한 자궁의 이물감 덕분에 온갖 감정과 걱정을 느낀다.

소화가 안 된다.
'혹시…?'

잘 먹던 음식에서 약간의 미식거림이 느껴진다.
'혹시…?'

이런 식의 생각이 요즘 일상이다.


불안하고 답답해서 병원에 가 봤다.
가서 "이게 진짜 착상통인가요?!" 하고 의사 선생님께 큰 소리로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챗GPT가 답해준 것과 달리, 혈액으로 하는 임신 검사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했다.
간호사와의 상담에서 "아직은 알 수 없다"는 전문적인 모호함을 듣고 왔다.
배란일 하루 전 날 관계를 가져서 확률이 낮지만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시도를 하시려면 이틀 간격으로 시도하시면 된다고 하고, 임신인 것 같으면 절대 무리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근데 제가 착상통을 느낀 날 무리를 해서요…" 하고 걱정 어린 말을 하며 짧지만 많은 정보를 얻어가는 대화를 나누고 집에 돌아왔다.

다음부터는 전화해서 물어봐도 충분하다고 해주셔서 앞으로는 전화를 걸어 궁금증을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병원에 다녀오니 한결 마음이 괜찮아졌다.
막막한 불안감과 기대감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이상하게 과식하거나 조금이라도 먹기 싫은 음식을 먹으면 바로 체한다. 머릿속에서 인터넷에서 본 임신 극초기 증상 중 하나인 '소화불량'이 떠오른다.
그저 기다려야 나는 결과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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