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몰랐던 재능을 약국에서 발견했다.
30대로 들어선 이후 생리통과 생리과다는 나날이 심해졌다.
월경 기간 중, 빈혈이 함께 찾아와 먹는 약들이 20대보다 3~4배로 늘었다.
일하던 중 생리통 약을 사러 약국에 갔다.
약사와 스몰 토크,
"저는 왜 이렇게 생리통이 심할까요?"
약사 왈,
"자궁이 두꺼우신 분들이 유독 그래요. 그래도 좋은 점은 이런 분들이 임신이 잘돼요.^^"
나는 그 말을 듣고 벙쪘다.
'허허.. 이런 장점이 있다고?'
월경 때는 내 자궁을 저주하기도 하고 여자로 태어난 내가 싫기도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훑어 지나간다.
'역시 모든 것엔 장단점이 있구나.'
씨익 웃으며 내심 자기 위안을 했다.
직장 동료에게 우스갯소리로 약국에서 있던 일을 얘기해 줬다.
임신이 잘되는 숨겨진 재능이라며 하하 웃어넘겼다.
그 후 48시간 동안 피가 멈추지 않고 흐른 적이 있었다.
걷지도 먹지도 못하고 빈혈이 너무 심해
'꼭 병원에 가야 한다.'
하는 생각이 들어 대학병원에 방문했다.
의사가 말하길,
"결혼 준비 중이시고 아이를 가지실 예정이라면 서두르시는 방법 밖에 없어요. 철분제랑 엽산제 드릴 테니 아이 가지시는 시기를 땡겨서 진행해 보시죠. 임신 기간 중에 자궁이 좀 쉬면 괜찮아질 수 있어요."
라고 하며 엽산제와 철분제를 가득 챙겨주었다.
의사가 아이를 가지라고 추천하다니, 하늘이 나에게 임신을 권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 내가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한 건지 자궁이 임신하고 싶어 나를 꼬신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임신을 하고 신혼여행을 하면 힘들다는 엄마의 말을 무시한 채, 나는 임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끔찍한 다음 달이 다가오기 전에 임신이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