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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리를 찾아서 Mar 22. 2023

20대 첫 줄

2011년 어느날 꿈에 그리던 서울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가진 것 없어도 활기차고 친구만 있으면 모든것이 해결되었던 나의 10대는 그렇게 지나갔다. 

20살이 되던 해 여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보았다. 

내 생에 비행기는 꿈도 못 꿀 정도였지만, 2010년 8월 30일 대한민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었다. 

꿈만 같았다. 지금도 가끔 내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천장이며, 끊기지 않는 전기와 따듯한 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



비행하는 내내 설레어서 잠을 잘 수 가 없었다. 그렇게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도착하였고 검은 정장을 입고 우리를 마중 나와 있는 한 남자들의 안내를 받아 버스에 탑승하여 이동하였다. 

먼지 하나 없다. 그러면서 왕복 8차선의 도로는 지나가는 나무를 세어보는 것으로도 신기하고 믿기지 않았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어느 한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사람들이 단체 유니폼을 입고 생활하고 있었다. 처음엔 감옥인 줄 알았지만 국정원이었다. 

나와 같이 온 사람들은 본인들이 간첩도 아닌데 왜 국정원에 가둬놓냐고 하면서 불만을 털어놓았고, 나 또한 그 중에 있었다. 



국정원…여기 오기전까지는 그냥 무서운 곳이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고 국제 난민도 아닌 내가 앞으로 생활하려면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3개월 간의 조사를 마치면 하나원이라는 곳으로 이동하여 한국 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배우게 된다. 버스카드 충전, 은행 계좌 개설, 현금인출과 계좌이체 방법, 식당이나 카페에서 주문하는 방법과 에티켓, 외래어와 콩글리쉬를 비롯한 다양한 것들을 배운다. 

이렇게 나의 대한민국 생활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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