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땅이 있다.
그 안에 구불구불한 길, 좁은 길, 널따란 대지가 있다.
비가 내리듯 말이 내려 흐른다.
어떤 말은 먹구름처럼 시커멓게 머무르다가 예상치 못하게 쏟아져 내려 결국 눈물이 되어 흐르고, 어떤 말은 단비처럼 촉촉하고 포근하게 마음을 적신다.
고운 말은 흘러 흘러 내 속에 머문다.
그 말이 흘러가서 앙증맞은 새싹이 돋고, 예쁜 숲을 이루고 알록달록 꽃잎도 피운다.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느라 이곳저곳이 바빠진다.
명치에 툭 얹혀서 갈 길을 모르는 말은 잠시 머물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없어지거나, 꽤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체기로 남는다.
쉬이 떨쳐지지 않는 구름을 자꾸만 검고 무겁게 만들다가 명치를 두드리며 떨어져라, 떨어져라 애원해본다. 시간이 돕고, 바쁜 일상이 돕는다.
때로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구름을 만들었을까, 누군가의 명치에 얹히진 않았을까, 나를 돌아보다가 남에게로 흘러간 나의 말을 돌아본다. 그도 나의 말을 털어내려 힘들어하지 않고, 나도 그를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구나.
내 안의 넓은 바다로, 내 안의 푸른 하늘로, 머물고 있는 말을 보낸다. 멀리서 넓고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게 흘려보내고 밀어내 본다.
말들에게 말한다.
아픈 말아, 되도록 내게 오지 말고 되도록 나의 입 밖을 나서지 말아라, 부탁한다.
고운 말아, 내게 오려거든 고운 모습으로 다가와 고운 길을 찾아가라, 남에게 갈 때도 그렇게 가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