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사이, 노을의 시간

by midsunset


해가 저물기 직전,

붉은 태양과 푸른 하늘이 공존하며

어둠을 맞이하는 그 시간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검기만 한

그러나 너무나 뚜렷한 그 정체들


어떠한 착시효과도

분위기에 섞인 혼란도 없이,

입은 옷과 웃음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미묘한 표정과 온기도 다 거둬들인 채

온전히 빛에 가려 드러난 형태를 보면

황홀하고 허무하고 애틋하다


어쩌면 진실하고 깊은 것은

태양을 붉게 다 태워낸 노을 앞에 놓인

검은 윤곽들처럼

그 시간이 끝나가기 직전 그 찰나에

비로소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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