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5.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고 있다. 강아지, 고양이, 거북이, 토끼 등 수많은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하다가 물고기로 타협했다.
처음엔 열한 마리의 물고기가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섯 마리가 남아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둘째 아이가 달려가서 어항 속 물고기를 살핀다. 나쁜 물고기가 친구를 자꾸 쫓아가서 괴롭히는 것 같다고 이르기도 하고, 배고픈 것 같으니 빨리 밥을 주자고 조르기도 한다.
우리집에 잘 적응해서 모두 건강하게 지내는 것 같더니 언젠가부터 한 마리씩 물고기가 죽기 시작했다. 물도 적당한 시기에 잘 갈아주고, 밥도 잘 줬는데 말이다. 눈이 하얗게 되어 하늘을 보고 드러누운 물고기는 내가 봐도 비참하고 징그러웠다. 아이들은 죽은 물고기를 발견하면 눈을 두 손으로 가리고 무섭다고 하다가 속상해했다. 나도 매번 뜰채로 건져내 버리는 것 역시 하기 싫고 힘든 일이었다.
아이들이 어항 앞에 서서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죽지 마, 너희들이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왜 자꾸 죽는 거야.”
“저 큰 아이가 자꾸 쫓아다니면서 괴롭혀서 스트레스받아서 죽는 걸지도 몰라.”
“밥을 더 먹고 싶은데 너무 조금 줘서 힘이 없는 것 같은데?”
아이들의 목소리가 종알종알 들리는데 참 슬프기도 하고, 안타까웠다. 생물을 키운다는 것이 이래서 늘 마음 내키지 않았던 것인데 작은 물고기라고 너무 가벼이 생각했었나 싶었다.
“예쁜 말 많이 해주고 밥을 꼬박꼬박 잘 챙겨주자, 엄마가 물도 깨끗하게 잘 갈아주도록 노력할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며 속상해하는 아이들을 다독였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베개에 머리를 누이고 누워있을 때 작은 아이가 벌떡 일어나 어항을 한 번 보고 오겠다고 했다. 거실로 나가 어항에 가까이 갔는지 조곤조곤 말소리가 들려왔다.
“있잖아, 잠을 푹 자야 건강한 거야. 우리 잘 때 너희들도 푹 자야 해. 죽지 마, 물고기들아.”
그렇게 잠이 들고, 아침이 밝았다. 화장실에 있는데 아이가 달려와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 물고기가 하나도 안 죽었어요. 어젯밤에 제가 이야기해줘서 잘 자고 일어났나 봐요.”
알겠다고 말하고 나와서 어항을 살폈다. 저 구석에 몸집이 제일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어딘가 힘이 없어 보인 채로 가라앉아 있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어항 벽을 톡톡 두드려 물고기가 움직이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스멀스멀 움직이며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또 속상한 일이 생길까 봐 마음이 쓰여서 밥을 주고 여과기도 씻어주었다.
“물고기야, 죽지 말아라. 우리도 마음이 아파.”
라고 말해주면서 어항을 닦았다. 생명이란 게 이런 것이지, 삶이 귀하지 않은 생물이 어디 있겠나. 물고기라고 쉽게 키우려 했던 내 생각이 짧았구나,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