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12.
몸이 무겁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니 무거운 것은 당연한데 눈꺼풀도 무겁고 어깨도 무겁고 머리도 무겁다. 이렇게 부분별로 무게감을 잔뜩 느끼니 그것을 느낄 때마다 한껏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한평생 마른 몸은 아닌 몸으로 살아가면서 궁금한 게 있었다. 가벼운 사람들은 가벼운 것은 느끼면서 살까? 어느 날 가벼운 몸으로 바뀐다면 나는 아마 깃털처럼 날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
한참 적당하게 생각하는 몸무게를 향해 몸이 맞춰주는 것 같을 때쯤 몸에게 눈치를 주기 위해 틈만 나면 체중계 위에 올라갔다. 살짝 불어날까, 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들볶는 것처럼 스스로 나를 자극하고 의지를 불태우자고 북돋았다. 오, 이제 좀 적당하네? 싶을 때 나의 몸에게 여유를 부릴 틈을 좀 주었더니 역시나 기다렸다는 듯이 불만스러웠던 몸무게를 찾아갔다.
굶으면 위가 힘들어 죽겠다고 애원하고, 다이어트 식단만 찾아먹으면 허전해 죽겠다고 머리가 스트레스를 받아하고, 그러다가 ‘에잇 이렇게 살아서 뭐해 먹고 싶은 거 먹고살자고!’ 마구 폭식을 해대면 온 몸의 세포가 ‘어머, 무슨 일이야!’ 하고 놀란 듯 부어오르는 느낌이 든다. 이도 저도 아니게 체중 조절은 해야겠는데 식욕 조절도 안 되고, 몸 내부 장기들의 상태도 돌보지 않은 채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났더니 고등학교 때 체력검사를 한 다음 날의 느낌으로 아침을 맞이하게 됐다.
어젯밤, 온몸이 쑤셔대는 느낌이 들어 과하게 스트레칭을 한 탓도 있겠지만 손가락 마디마디 불편한 장갑이라도 낀 것처럼 붓기가 가득하고 거울 속 얼굴을 보며 웃으면 무언가 사악한 느낌이 드는 미소를 짓는 여인이 보였다. 식욕이 없을 땐 끼니때를 다 놓치고 굶어대다가 허기가 느껴지면 간단히 집어먹을 수 있는 간식들을 맛도 모른 채 하염없이 입 속에 넣곤 했던 요즘의 식생활을 돌아보니 몸에게 너무 미안해지는 것이었다.
고마해라, 제 때 건강한 밥 좀 챙겨 먹어라.
몸이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들리는 것 같다. 이제는 모른 척할 수 없는 상태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 하지 않나, 건강하게 좀 챙겨 먹어야겠다.
장을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