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8.
둘째 아이가 어디선가 들었다며 과거, 현재, 미래 같은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지나버린 시간은 과거,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시간은 현재,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미래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지금을 말하는 현재는 과거가 되어 지나가고, 미래는 현재가 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는 신기한지,
“아, 그럼 유치원에 오늘 아침에 간 것은 과거예요?”
“아침밥 먹은 시간도?”
“지금 이 말을 하고 있으면, 그럼 지금 이 말이 바로 말을 하면 과거가 된 거예요?”
계속 물었다.
“어, 아주 작은 시간으로 쪼개면 그런데, 좀 더 크게 볼 수도 있어. 엄마 머리끈을 봐봐? 이렇게 잡아당기면 길어지지? 이것을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너의 여섯 살이 과거, 일곱 살이 현재, 여덟 살이 미래가 될 수 있지. 이렇게 짧아지면, 어제가 과거, 오늘이 현재, 내일이 미래라고 할 수 있고. 사람들의 시간을 길게 볼까, 짧게 볼까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결정할 수 있어.”
일곱 살에게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해 주려고 노력을 해 보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신이 없었다. 나름 심오한 문제가 아니던가, 누군가는 현재는 계속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했고, 숨을 쉬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오로지 현재이기에 현재만 존재한다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우와.”
아이가 감탄사를 내뱉고 한참을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머나, 저 어린아이가 생각에 잠기다니, 무언가 굉장한 깨달음을 내가 준 것인지도 모른다는 부푼 꿈을 안고 아이의 그다음 말을 기다렸다. 창 밖을 보며 한참을 침묵하던 아이가 다시 나를 불렀다.
“엄마, 형아도 이런 거, 과거-현재-미래라는 게 있다는 거 알아요?”
“음, 글쎄. 알 수도 있겠지?”
“모를 수도 있죠?”
“응, 모를 수도 있지.”
갑자기 눈이 반달 모양으로 변하더니 씨익 웃는 아이.
“왠지 과거-현재-미래 그런 말이 엄청 멋있는 것 같아요. 형아 오면 자랑해야지. 나는 그런 말 안다고!”
하하하하, 천진난만한 아이의 말에 나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이 때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의 현재가 과거가 되어 지나가고, 계속 지나가고 있는 시간들에 바쁘게 쫓기거나 지루하도록 느린 날들을 밀어내고 싶어 하는 어떤 미래들이 또 다가오겠지. 그리고 언젠가는 그저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기게 될 때도 있겠지. 내가 그랬듯이.
너의 순수한 과거를 내가 여기에 박제시켰노라, 미래가 현재가 되는 날 알려줘야지. 언젠가는 지나가버린 것이 아쉽거나 다행이거나, 현재가 만족스럽거나 불편하거나, 미래가 불안하거나 기대되거나 하는 그 복잡한 감정들을 느끼게 될 테지.
참 정의하기에 어려운 과거-현재-미래 이지만 분명한 것은 나의 육아도 너의 성장도 어찌되었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