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올라온 친구의 스토리를 보고 친구O의 쌍둥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알았다.
"벌써 둥이가 초등학생이라니. 축하해.! 그간 키우느라 고생했다."
"그러게나 말이야. 근데 입학식 다녀오고 나서 나 기빨려서 쓰러져 있어."
"하하하. 벌써 쓰러지면 어쩌누. 이제 시작인데"
"어휴. 나 오늘 꼴랑 몇 시간 있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고되다 고돼"
남의 애는 빨리 자란다고 하더니, 엊그제까지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벌써 의무교육시기에 들어선다고 한다.
친구와 몇 마디를 주고받으며 큰 아이의 입학식을 떠올려 보려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긴 나의 큰 애는 이제 한국학기로 치면 고3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기억이 안나는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분명 그 시절 나에게 첫 애였던 큰 애의 초등학교 입학은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으리라. 그 당시 셋째가 막 태어나고 얼마 안되었을 때였는데 회복되지 않은 몸임에도 최대한 늘어졌던 살을 가리고 멀쩡해(?) 보이고 싶어 꽉 끼는 트렌치코트에 하이힐을 신고 갔으니까 말이다. 요즘은 입학식 학부모 옷차림이 어째야 한다는 둥의 짤까지 돌아다니던데, 어떤 마음에서 그러는건지는 충분히 이해된다. 나 역시 멋지고 당찬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친구는 계속 말을 이어가다 늘 그렇듯 오늘도 똑같은 말로 마무리를 한다.
"근데 말이야. 다들 이제야 학교 들어가서 어떡하냐고 그러는거야. 애 졸업 때 이미 오십이 훌쩍 넘는다고.
늙은 엄마라서 미안해지더라“
"야. 너 안늙었어. 누가 그런 소리해? 자기들이 키우는 것도 아니면서.. 너 그런 말 하지마. 백세 시대에 이제 50도 안되었구만."
매번 아이들 얘기를 하다보면 본인이 늙은 엄마라 미안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친구가 안쓰러웠다. 둥이들 어린이집에 보낼 때에도 친구는 제일 늙은 엄마였다고, 유치원에 보낼 때에도 그랬다.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다녀오고 나서도 또 그 소리이다.
왜 키워주지도 않을 거면서 저런 말을 할까 싶다. 나도 모르게 욱해서 괜히 친구에게 되려 호통을 치고 말았다.
저출산이 심각한 한국이라고 한다.
출산율 증가를 위해 각종 정책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정책지원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남의 시선에 신경쓰지않고 육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오지랖도 정이라고 착각하는 건 이제 그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