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돌아가신 뒤 일년이 지나고
일년의 시간은 하루보다 더 빠르게 지나간 듯 하다. 아빠 기제사로 제주에 왔다.
엄마의 세탁소는 적당히 손님이 있고,
10월의 제주는 기가막히게 아름답다.
결국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잊혀지고, 익숙해진다는, 모두 알고있는 그것이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음에 안도감을 느낀다.
“엄마, 일년이 지나면 좀 나아질거에요”
엄마에게 하는 말이었을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지 모를, 입버릇처럼 자꾸 내뱉었던 그 말대로 되기를 여전히 바라고 또 바란다.
제주 친정집에 이제는 아빠의 흔적이 남아있지않다. 그렇지만, 아빠가 계셨던 공간에 들어와 앉으니 아빠가 새삼 많이 보고싶다.
옥상텃밭에 올라가 당신이 심어놓은 작물을 둘러보고 계시는 것만 같다.
“아빠~”
부르고 싶지만, 입 밖으로 부르는 순간 눈물이 터질 것만 같아 꾹꾹 참아본다.
오늘 제주의 밤하늘에는 초승달이 걸렸다.
저 하늘 위에서 아빠도 같은 초승달을 보고 있으리라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