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바다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난 계속 파도를 탈 거야
10년이 지나도
11년이 지나도
50년이 지나도
- 연극 <댄스 네이션> 중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92691.html
<애리조나의 바다>. 첫 장편소설이다. 7년 간의 미국살이를 버티고 상실의 슬픔을 덜어내고자 썼던 글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자문했다. 혼자서라면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 아픈 엄마를 위해, 돌아가신 언니는 위해 이 글을 썼다. 그들은 내 소설 안에서 동그랗게 마모된다. 달항아리처럼, 옹관처럼 하나의 이음새로 만난다.
이 글을 쓰며 내 속을 찌르던 뾰족한 모서리가 점차 닳아가는 게 느껴졌다. 어쩌면 나에게 인생이란 마음속 돋아난 수많은 가시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글쓰기가 그 가시를 뽑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면 계속 쓰고자 한다. 사막에서 바다를 찾는 해원처럼, 사막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는 정원처럼.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