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아 고마워 43화

잠을 잘 수 없었던 이유

by 미소천사맘



병원에서의 밤은 유난히 길다. 통증이 있는 날이면 그 길이는 더 늘어났다. 오늘도 발가락 통증이 심해 약을 먹고, 잠깐이라도 잠들 수 있기를 바라며 눈을 감았다. 약기운이 천천히 퍼지기를 기다리며, 몸에 힘을 빼고 호흡을 골랐다.



새벽 12시. 고요하던 병실에 낯선 소리가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되더니 점점 거칠고 무겁게 울렸다. 그녀가 몸을 뒤척일 때마다 잠시 멈췄다가, 다시 탱크가 지나가는 듯한 소리가 병실 안을 가득 채웠다.


깨워야 할까, 몇 번이나 고민했다.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주변 침상에서도 이불이 바스락거리고 몸을 뒤척이는 기척이 이어졌다.



누구도 깊이 잠들지 못한 밤이었다. 같은 공간에 누워 있지만, 모두가 각자의 밤을 버티고 있었다.
그 소리를 자장가라고 생각해 보기도 하고, 호흡에 맞춰 명상을 해 보기도 했다. 귀마개도 껴 보았지만 소리는 여전히 머릿속을 맴돌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잠시 코 고는 소리가 멈췄다. 병실에 고요가 내려앉는가 싶던 순간, 이번에는 내 발가락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칼날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 가시밭 위를 한 걸음씩 내딛는 것 같은 고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숨을 고르고, 이를 악물고, 그 시간을 견뎌냈다.


이 밤은 언제쯤 끝날까.
이 고통은 언제쯤 멈출까.


잠깐 의식이 흐려진 것 같았지만, 새벽 6시. 간호사 선생님의 교대 시간에 맞춰 병실 불이 환하게 켜졌다. 아침 약을 건네주시고, 혈압과 맥박, 체온을 재며 상태를 확인하셨다. 다시 불이 꺼졌지만, 이미 밤은 지나가 버린 뒤였다.


7시가 되자 아침 식사가 들어왔다. 창밖은 어느새 밝아져 있었지만, 내 몸과 마음은 아직 밤에 머물러 있었다. 결국 나는 단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밤을 지새웠다.


병원에서의 밤은 휴식의 시간이 아니었다.
그 밤, 나는 잠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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