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아 고마워 44화

오늘도 내 안부를 묻는 사람

by 미소천사맘

남편은 나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건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전화를 걸어 밥은 먹었는지, 약은 챙겨 먹었는지 묻는다. “오늘은 좀 괜찮아?”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목소리에는 늘 걱정이 묻어 있다.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길게 통화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 짧은 통화 속에는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게 몰려오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면 나도 모르게 그 마음을 받아주지 못할 때가 있다. 괜히 짜증 섞인 말이 먼저 나오기도 하고 “나 괜찮아.” 하고 짧게 대답하며 전화를 서둘러 끊어 버리기도 한다. 전화를 끊고 나면 금세 미안한 마음이 따라온다. 걱정해서 건 전화일 텐데 왜 나는 또 그렇게 말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아플 때마다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받는다. 아무 조건도, 이유도 없이 그저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이 가족이다. 몸이 힘들고 마음이 지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도 결국 가족이다.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나는 통증이 몰려올 때마다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곤 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함께 예민해진다. 평소라면 웃어넘길 일도 그때는 가시처럼 날카롭게 느껴진다. 괜히 말이 거칠어지고 작은 소리에도 짜증이 난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은 자꾸만 거칠어지고, 그 말들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향한다. 그러고 나면 늘 뒤늦게 미안함이 밀려온다. 아픈 건 나인데 왜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오늘만큼은 조금 덜 짜증 내고, 따뜻하게 말해야겠다고. 그리고 언젠가는 남편에게 꼭 말하고 싶다. 늘 내 안부를 묻는 그 전화 한 통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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