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뺀 이후로 용기가 생겼다.
아이를 낳고 난 뒤 거울을 피해 다녔다.
얼굴이 퍼질 대로 퍼진 아줌마 한 명이
나를 보고 있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
핸드폰 사진 앨범에는 아이들 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남편과 길을 걷다 보면 어쩌다 한 번씩 들린다.
아리따운 여성을 보고 남편의
눈 돌아가는 소리가 슬쩍 들린다.
남편은 남자이니까 당연하다.
문제는 나의 마음 상태.
본인 관리를 잘한 예쁜 여자들을 보면
나 자신이 너무 못나 보여서 하루가 우울해졌었다.
살을 빼야지 하면서 아이들 재우고
마시는 맥주 한 캔과 과자 한 봉지가
왜 이리도 꿀맛인지….
매일 나 자신에게 실망한다.
그러다가 걷지도 못할 만큼의
심한 허리디스크가 찾아왔다.
아이들 케어는 거의 불가능하고 기어 다니다시피
하는 일상을 몇 개월 동안 보내게 되었다.
나를 담당해 주신 의사 선생님께서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해야 하지만
수술 전에 마지막으로
살을 한번 빼보자고 권유하셨다.
나는 의사 선생님에게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이제는 살 빼는 것을 미루면
내 인생 정말 망할 것 같았다.
그날부터 나는 무조건 걸었다.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무조건 걸었다.
그러자 살을 빼려고 도전하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나 자신이 너무 기특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좋아하던 맥주를 끊고 라면을 끊었다.
이렇게 시작하게 된 나의 다이어트….
그토록 어려웠던 다이어트가
이번에는 어렵지 않았다.
다이어트의 목표를 체중계의 숫자에 맞추지 않고, 나의 습관 바꾸기에 목표를 두었다.
2주 동안은 걷기 1시간씩 실천한 다음,
걷는 것이 습관이 어느 정도 잡히면,
그다음 2주는 하루에 물 1.5리터를 마셨다.
물 마시는 습관이 어느 정도 잡히고 나면,
좋아하던 라테를 끊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습관 바꾸는 것에
목표를 잡고 실천해 나갔다.
나의 다이어트는 성공했다.
.
아가씨 때 보다 더 예쁜 나의 몸이 만들어졌다.
다이어트의 성공은 생각보다
나에게 커다란 자신감을 주었고,
습관을 바꾸는 것에 성공한
나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었다.
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나는,
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를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외적으로 나만의 스타일의 옷을 입고,
화장을 시작했다.
그 후로 셀카를 찍어본다.
나의 외모가 내 스타일에 맞게
점점 만들어져 나간다.
더 용기가 생긴다.
이제 다른 것에 도전한다.
먼저 만들고 싶은 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린 다음, 하나씩 실천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강연을 하고 싶다.
무조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강연을 하는 사람들의
강연을 찾아다니며 보러 다니고,
영상을 보며 연습하고, 자료를 찾아서
나만의 강연 자료를 만든다.
언젠간 내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나의 모습이 만들어질 거라 확신하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했을 뿐인데,
나의 인생이 달라진 기분이었다.
아니 달라졌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다른 것에도
도전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나의 옆에 예쁜 여자가 지나가도
이제 기가 죽지는 않았다.
자존감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 다이어트였다.
이 좋은 걸, 왜 안 하고 살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