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과 철조망
용도는 같은데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세상 이치가
비슷하다.
철조망은
휴전선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군에 근무하던 시절의
부대 철조망도 빼놓을 수 없다.
물리적 강제력에 의해
무엇인가를 가두는 곳이다.
목적과 무관하게
울타리 너머 다른 한쪽 편이 있다는 것이
불편하다.
담장도 의미는 비슷하나....
주택가 담장
학교 담장
부지 담장
철조망과는 사뭇 다르다.
누군가를 보호하거나
지켜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세상을 보는 관점도
내가 어떤 느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정말 다르다.
우리 학교에도
부지 경계에 담장이 있다.
일부 학생들은
담장을 넘어 다니기도 한다.
작년 초에는 상습적으로 넘나드는 곳에
탱자나무를 심으라는 요청도 있었다.
만약 그 담장을 넘다가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학생이 문제일까?
담장이 문제일까?
학생의 안전공제회 보상은
교육 활동, 위법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런데
단순 부상이 아닌 큰 사건사고로 이어진다면....
학교장과 행정실장은
담장에 대한 시설물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학교는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활동을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담장 안과 밖에서
사건사고가 연중 펼쳐진다.
어떤 이는
안전한 담장이라 여길 것이고
어떤 이는
철조망이 둘러 쳐진 감옥 같은 곳이라 생각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