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음악 그리고 커피가 있는 산책

by 블루윈드

언제부터인가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산책을 해보고 있습니다. 천천히 걷는 산책길에 꽃과 열매도 바라보고 음악도 듣고 짧은 생각도 해봅니다. 밝은 햇살과 미세한 바람결도 느껴보면서요. 생각해 보니 주변에는 참 많은 것들이 있군요.


지난겨울에 하얀 눈이 쌓여있던 마른 가지에서는 새봄이 되니 꽃이 피어나네요. 연두색의 작은 새순이 돋아나기도 하고요. 그리고 한 꽃이 지면 다른 꽃이 피어나고 어느덧 작은 열매를 맺어가기도 합니다. 밝은 햇살과 바람과 비를 맞으며 초록은 점점 무성해지는군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이 아름다운 세계에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이제 산책 시간도 점점 길어지는군요.


모퉁이를 돌아서면 음식점도 있고 카페도 있습니다. 화사한 햇살이 들어오는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는데 건너편 테이블에 마주 앉은 젊은 남녀의 밝은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옛날 생각이 나네요. 길에서는 강아지와 함께 걷고 있는 어떤 여인네의 경쾌한 발자국 소리도 들려오는군요.


오늘 아침에도 커피를 들고 화사하게 깨어나는 꽃들 사이를 걸으며 캣 스티븐스의 'Morning has broken'을 들어봅니다. 초록 잎이 무성한 큰 나무의 어디에선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아침을 맞이하는 새들에게도 마음속으로 ‘좋은 아침!’을 외쳐봅니다.


황금 조팝의 연두색 잎이 많이 자랐습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니 노란색 감이 배어있는 잎들이 마치 황금색 같기도 합니다. 잎들 가운데에는 아주 작은 분홍색 꽃봉오리가 돋아나고 있네요.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신듯한 연두색 잎과 분홍의 꽃봉오리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듯합니다.


초록의 풀숲에는 제법 키가 큰 민들레의 노란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네요. 부지런한 그녀는 벌써 일어나 햇빛을 받으며 생글거리고 있군요. 뒤쪽의 연분홍색의 영산홍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고요. 붉은색의 영산홍은 강렬한 느낌입니다. 활짝 펼쳐진 꽃잎에는 마치 불이 난듯하고 길게 뻗어 난 꽃술에서는 강한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그 사이에는 하얀 냉이 꽃이 산뜻한 느낌입니다. 작은 꽃들이 연달아 피어나며 하늘거리는데 아래쪽은 벌써 점점 씨방이 되어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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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잎이 무성한 화살나무의 가지마다 작은 꽃들이 가득 피었습니다. 정말 많이 피었네요. 작은 연두색 꽃봉오리가 조금씩 벌어지더니 이내 활짝 펼쳐지며 아주 작은 꽃술들이 눈을 반짝입니다. 이제는 흐드러진 연두색 웃음을 보게 되는군요. 그렇게 많이 피어있는 연두색 꽃들 하나하나가 모두 싱그런 모습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자기들끼리 재잘거리던 작은 꽃들이 앙증맞은 목소리로 인사를 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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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햇살을 받고 있는 갸름한 모양의 낙상홍 연두색 잎이 산뜻합니다. 이제 어느 날 문득 초록이 짙어지는 잎 사이에서 커가는 깨알 같은 꽃봉오리들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런데 낙상홍은 꽃과 열매도 예쁘지만, 끝이 날씬한 잎과 둥근 잎이 섞여있는 초록잎도 예쁘더군요. 길게 늘어진 등나무에서는 보랏빛 꽃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마치 꽃들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듯합니다. 산들바람에 보랏빛 향기를 날리면서요.


야광나무에는 하얀 꽃들이 화사한 햇살을 받으며 가득 피어나고 있습니다. 하얗게 핀 꽃과 여전히 부풀어 오르는 붉은 꽃봉오리가 상쾌한 모습입니다. 아침 햇살에 흔들리는 초록 잎과 그 아래에서 연두 색감이 배어 나오는 하얀 꽃잎은 맑고 투명한 느낌입니다. 어느 봄날의 아침은 화사한 햇살로 빛나고 흰색으로 피어나는 꽃들은 더욱 하얗게 빛나는 듯합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산책자를 반갑게 맞아주는 그녀들이 사랑스럽습니다. 모습은 조금씩 변해가지만 오히려 그 모습 또한 볼 수 있어 좋기만 합니다. 왠지 마음만은 한결같은 느낌도 들고요. 그녀들과 함께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 협주곡 1악장을 들어봅니다. 맑은 음색의 플루트와 하프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만들어내는 멜로디는 마치 아침 햇살을 받으며 깨어나는 꽃들을 보는 듯합니다.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선율을 따라 꽃들의 맑은 향기가 점점 번져오는 듯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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