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꽃과 함께 봄날을 느끼며

by 블루윈드

오늘도 봄날을 느끼러 천천히 걸어보는데 발 길은 저절로 매자의 마을로 향합니다. 왠지 꽃은 활짝 피어있을 때 마음껏 봐야 할 듯합니다. 생각보다 빨리 지고 말거든요.

이곳의 매자 마을에는 키가 큰 매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노란 꽃들이 가득 피어있는 긴 가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산들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은 참 멋집니다. 어떤 여유가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오늘은 어제와는 또 다른 풍경입니다. 노란 꽃들이 활짝 피어있네요.


언덕 위에서는 햇빛이 내려오고 나무 그늘 아래에는 노란 매자가 피어있습니다. 진한 색감으로 활짝 피어있는 그녀는 뭔가 도도한 듯도 합니다. 하지만 산책자에게는 언제나처럼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 옵니다. ‘오늘도 좋은 아침이네요!’


이곳은 초록색 사이에 노란색이 가득합니다. 노란 꽃과 초록의 잎들이 살짝 흔들리며 마치 물결처럼 밀려옵니다. 가지 끝에서는 계속해서 노란 미소가 활짝 피어나면서요. 앞쪽도 노랗고 뒤쪽도 노랗네요. 그런데 활짝 핀 어느 꽃의 안쪽에는 씨방이 붉게 변하고 있군요. 가지마다 가득 피어있는 노란 꽃들의 웃음소리가 쏟아지는 듯합니다. 그저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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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마치 나비처럼 날아가기도 합니다. 이쪽으로 날아오기도 하고 저쪽으로 날아가기도 하네요. 단단한 가지는 하늘로 올라가기도 하고 땅으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자유롭게 뻗어가며 멋진 자태를 보여줍니다. 이리 봐도 미소가 가득하고 저리 봐도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녀들도 봄이 좋은가 봅니다.


방글방글 웃으며 피어나는 꽃들을 보니 같이 따라서 웃게 되는군요. 왠지 그녀의 웃음은 쉽게 전염되는 듯합니다. 앞모습을 보아도 예쁘고 뒷모습을 바라봐도 아름답고요. 그렇게 활짝 날아오는 웃음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뭔가 아름다운 여유를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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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의 꽃은 이렇게 활짝 피어나는데 작년의 붉은 열매는 아직 남아있군요. 초록과 노랑에 빨강이 더해지며 계절이 섞이는 듯합니다. 검붉은 열매는 옆 나무에도 남아있습니다. 진한 자주색 잎 사이에 단단한 느낌으로요. 새삼 흐르는 시간과 누적된 시간을 느껴봅니다. 조금 더 진한 색감을 보여주는 꽃들도 여전히 즐거운가 봅니다. 이리저리로 명랑한 웃음을 찰랑거리며 길게 휜 가지를 따라 다리를 건너가는 듯합니다. 아니 그녀들이 꽃다리가 되는 것인가요?


이 화사한 봄날에 꽃들이 피어 더욱 즐겁습니다. 그녀들과 함께 멘델스존 교향곡 4번의 1악장을 들어봅니다. 밝은 햇살을 받으며 활짝 피어나는 꽃들의 명랑한 울림이 느껴집니다.


화살나무의 초록 잎은 벌써 무성해졌습니다. 그런데 가지마다 작은 꽃봉오리와 벙글어지는 꽃들이 가득합니다. 그녀들 또한 참 부지런하네요. 며칠 전에 깨알만 한 꽃봉오리를 본 듯한데 벌써 이렇게 활짝 피어나는군요. 초록의 잎새 위의 연두색 꽃은 볼수록 신기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눈에 잘 띄네요.


초록 잎이 커지는 모과나무에 분홍색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생각보다 큰 분홍색 꽃이 초록의 잎과 함께 산뜻한 색감을 보여줍니다. 이제 하나 둘 그렇게 벙글어지며 피어나는가 봅니다. 어느 분홍 꽃은 밝은 초록 잎 사이로 서로 엉키듯 피어납니다. 뭔가 자매 같기도 한 꽃과 잎이 즐겁게 장난을 치고 있는 듯도 합니다. 가까이에 있는 꽃복숭아꽃도 여전히 빨갛게 피어있군요.


보면 볼수록 꽃은 아름답고 느끼면 느낄수록 봄은 참 좋은 계절입니다. 그런데 봄은 금방 깊어가고 식물들의 시간은 생각보다 빠릅니다. 꽃이 피는가 싶더니 금방 지고 열매를 맺는가 싶으면 벌써 커집니다. 새순이 나는구나 느껴보고 며칠이 지나면 초록의 잎이 무성 해지고요. 그녀들은 생각보다 부지런하네요. 그래서 대지는 초록으로 덮이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부지런한 그녀들을 바라보는 산책자의 발걸음도 점점 빨라지는군요. 하지만 마음만은 느긋해집니다. 이곳저곳에서 활짝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의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를 들어봅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있어 이 봄날이 더욱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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