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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윈드 Oct 22. 2022

새해 아침, 한 해를 생각하며 음악도 듣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 아침은 새로운 느낌입니다. 태양은 어제처럼 솟아오르고  또다시 맞이하는 아침이지만 새해 첫날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달라집니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우리의 마음 때문이겠지요. 이렇게 우리는 한해 한해 새로워지는 것일까요? 어쩌면 매일매일이 새로운 듯합니다. 


따끈한 떡국을 먹고 잠시 밖에 나서보니 멀리 햇빛이 다가오는 새해 아침의 하늘은 맑고 파랗네요. 차가운 바람마저 상쾌하게 느껴집니다. 잎이 모두 떨어진 나뭇가지는 앙상하지만 저 안에는 어떤 에너지가 가득 쌓여가고 있을 듯합니다. 이제 봄이 되면 초록의 새순으로 돋아나겠지요.       


새해 아침을 맞고 있는 붉은 매자와 반갑게 새해 인사를 나누어 봅니다. 탄력 있는 열매도, 약간 주름이 진 열매도 다들 아침 햇살에 반짝이며 인사를 건네 오네요. 그늘 쪽으로도 햇빛이 다가오는데 마치 새벽이 깨어나는 듯합니다. 검붉은 열매도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지어 보이는군요. 차갑고도 따뜻한 겨울날입니다.       


   

겨울날은 뜨거운 듯도 합니다. 겨울의 아침이 검붉은 남천의 열매와 함께 빛나고 있으니까요. 사철나무의 붉은 열매와 초록 잎도 밝은 햇빛을 한가득 받고 있습니다. 맑은 하늘 아래 반짝이는 즐거운 웃음소리를 들어봅니다. 많이 쭈글쭈글해진 아그배나무의 열매도 웃어 옵니다. 왠지 하회탈의 푸근한 웃음을 보는 듯합니다.     


    

아침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을 받는 붉은 낙상홍 열매는 신이 난 듯합니다. 새해라서 그녀들도 기분이 더욱 상쾌한 것일까요? 그늘에서도 깊이 있는 붉은 색감으로 뭔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어느 열매들은 곱게 주름져가는 얼굴을 맞대고 있는데 왠지 붉은 미소가 피어오르는 듯합니다. 그녀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산책자의 마음도 점점 따뜻해지는군요.     


하얀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뜨거운 커피를 바라보며 새로운 한 해를 생각해 봅니다. 올해가 호랑이의 해라고 하네요. 한 해를 동물로 상징하는 동양의 오랜 전통을 떠올리며 민화 '까치 호랑이'를 찾아봅니다.     


얼굴은 표범인 듯한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이빨을 드러낸 채 앉아있고 나뭇가지에는 까치가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뭔가 말을 하려는 까치와 약간 개구쟁이 같은 호랑이 그림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조상님들의 낙천적인 마음이 담겨있어 더욱 그런 듯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이 땅에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고 합니다. 호환은 마마 못지않게 무섭기도 했다 하고요. 그런데 호랑이는 산신령이기도 하고 또한 군자를 상징한다고도 합니다. 연암 박지원의 '호질'에서는 호랑이가 북곽 선생을 꾸짖기도 하더군요. 아마도 맹수인 호랑이의 용기와 당당함을 닮고 싶었건 것은 아닐까 합니다. 또한 그렇게 강한 호랑이의 힘을 빌려 나쁜 기운을 물리치려는 조상님들의 생각도 떠올려 봅니다. 호랑이의 해인 올해 초에는 바이러스도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에는 새로운 각오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뭔가 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인생의 맛처럼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커피의 맛을 음미하며 바흐의 프렐류드 C장조를 엘렌 그리모의 피아노 연주로 들어봅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연주를 들으며 새해 아침에 어떤 희망을 품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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