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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면토끼 Nov 13. 2024

어둠이 내렸어.




오늘따라 너의 온도가 미묘 하게 달랐어.
즐겨 입던 옷을 입었고 즐겨 뿌리던 향수도 그대로였어.
좋아하던 카페를 가고 좋아하던 음악도 변한 건 없었어.
내가 알고 있는 네가 맞는데,

내가 알고 있던 네가 아니야.
물어볼 수 없었어.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오늘따라 정말 많이 웃었어.
난 들어왔고, 넌 돌아갔어.
잘 들어갔냐고 묻는 메시지에
넌 잘 지내라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문을 닫아버렸지.
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어.
물어보지 않았지.
너를 감싸고 있는 온도가 왜 미묘 했는지 알면서도.



미루고 싶어서 웃었어.
그러면 돌아갈 곳이 있을 거라 믿고 싶었나 봐.
이대로 괜찮을 수 있을까.
물어봤어야 했다는 걸 알아 웃음뒤에 숨지 말고.
오늘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우리 사랑은 괜찮은지.



너라는 우주를 잃고 시간의 미아가 돼버렸어.
괜찮은지 물어봐줄 너는 이제 내겐 없어.
눈부신 너의 눈이 내 눈을 밝혀주었고,
눈부신 너를 않고 내 세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어.


어둠이 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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