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을 예리하게 뚫고 성공한 기업] 에이블리 기업분석 2편
에이블리, 후발주자면서 이렇게 성공하기 있어 없어!
2018년 새롭게 등장한 이커머스의 샛별, 에이블리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쇼핑 앱 ‘에이블리'가 출시 3년 만인 2021년에 누적 거래액 7,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해요.
스타일 커머스 1위에 등극한 그들의 성공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있을까요?
지난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에이블리의 전략과 남은 숙제에 대해 알아볼게요.
3년 만에 업계 1위라고 불리는 에이블리, ‘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으로 업계 스타로 떠올라 고공행진, 1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작년 8월 통계 기준, 연령별 패션 앱 사용자 순위 1위를 차지했어요. 1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에이블리에 열광하고 있다는 뜻! 다양한 연령을 열광하게 만든 에이블리만의 전략을 살펴볼까요?
에이블리는 2019년, ‘에이블리 셀러스’에게 ‘판매수수료와 광고비 0원’을 적용하겠다 선언해 큰 화제를 불러 모았어요. C2C 커머스 생태계를 공고히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셀러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택한 거예요. 이는 수수료 부담이 큰 셀러들이 큰 환호성을 지르게 만들었어요. 보통 플랫폼에서는 10-30% 마진이 전부였거든요.
➰ C2C가 뭐야?
소비자와 소비자(Consumer-to-consumer) 간의 전자 상거래를 의미해요. 쉽게 말해, 인터넷 경매나 중고 시장처럼 중개 기관 없이 소비자끼리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 하는 방식을 말해요.
셀러에게만 아니라 에이블리에게도 이득을 가져왔어요. 경쟁 의류 쇼핑 앱에 비하면 에이블리 셀러는 3~4배 정도 더 많은 데다가 셀러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마켓을 홍보하며 마케팅 효과까지 불러왔거든요.
에이블리는 ‘에이블리 파트너스’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골치 아픈 물류 업무를 기업이 대신해 1인 창업자의 고민을 해결하고, 창업의 진입장벽을 허물었어요. 덕분에 더 많은 판매자가 에이블리에 매장을 열었고, 에이블리는 다른 어떤 곳보다도 빠르게 많은 상품을 들여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어요.
입점 방식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니 셀러와 파트너스들에게도 호평받고 있는데요. 앞으로 에이블리는 성장 단계에 따라 각각 솔루션을 제시해 셀러와 유저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생태계를 마련하겠대요.
에이블리의 경쟁력은 많은 판매자 속에서도 고객에게 딱 맞는 판매자를 연결하는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예요. 에이블리는 ‘찜’과 ‘구매 이력’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모아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소비자가 찜한 상품의 메타 데이터(상품 사진, 상세 텍스트, 판매자 정보)를 기준으로 선호 데이터를 뽑아 비슷한 다른 상품과 판매자를 연결한대요.
지금이야 유튜브의 알고리즘 이야기 덕분에 많은 사람이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2018년 당시에는 레드 오션인 패션 플랫폼에서조차 이러한 서비스를 갖춘 곳이 몇 없었대요. 에이블리는 그 지점을 간파하고, 업계 최초로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를 도입했어요.
에이블리는 업계 최초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 서비스가 그들의 자랑거리라고 해요. 알고리즘계의 미친놈(?)이라는 다소 격한 평가를 받을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어요.
에이블리는 소비자 눈에 띄기 위해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을 취했어요. 소비자와 접촉하는 일이 많고, 인기가 있는 인플루언서에게 먼저 파트너스로 마켓 입점을 제안하고, SNS에 평소처럼 사진을 올려달라 부탁한 거예요.
인플루언서들은 자연스럽게 ‘셀카처럼’ 사진을 찍어서 올렸고, 이를 보고 사람들이 인플루언서를 따라 에이블리로 유입되었어요.
같은 3천 원이라도 상품에 붙는 것과 배송비에 붙는 것은 체감이 다른데요. 때문에 이커머스 시장에는 이미 무료 배송 경쟁이 심화되어 있어요.
에이블리는 ‘전 상품 무료 배송’ 타이틀로 SNS 광고를 시행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았는데요. 이와 더불어 무제한 반품비 서비스, 샥 출발 서비스 등 배송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의 배송 만족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에이블리는 인스타그램 콘텐츠 형식의 ‘에이블리뷰어, 리뷰 체험단’, 시즌별 아이템 매거진 ‘코디 탭’ 등 다양한 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MZ세대의 패션 플랫폼 활용 방식이 다변화됨에 따라 SNS처럼 즐길 수 있도록 패션에 콘텐츠를 더한 거예요.
결과적으로 에이블리는 지난 6월, 앱 실행 횟수 8억 회를 넘겼어요. 이는 1인당 한 달 평균 실행 횟수로 130회, 하루 평균 4.3회꼴로 접속하는 수치라고 해요.
➰ 구매전환율계의 효자, 에이블리뷰어
할인 혜택과 더불어 소비자의 생생한 리뷰는 구매 전환에 필수적인 요소예요. 에이블리는 ‘에이블리뷰어’를 통해 퀄리티 높은 리뷰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에이블리뷰어 덕분에 쇼핑몰 중 한 곳은 일주일 만에 구매율이 무려 58배(5,867%)증가했대요. 다른 쇼핑몰도 리뷰 체험단 진행 상품 절반 이상이 카테고리 인기 순위 상위에 올랐고, 체험단 종료 후에도 한 달 이상 꾸준히 매출 증가 추이를 보였다고 해요.
➰ 쇼핑도 매거진처럼, 코디 탭
에이블리는 시즌별 인기 상품, 상황별 패션, 뷰티, 라이프 아이템을 매거진 형태의 콘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코디 탭을 따로 마련했어요. 다양한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스타일별, 계절별, 신상 쇼핑몰까지 추천해주어 패션 트렌드부터 의류 구매 팁까지 다양한 주제로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단순 구매 이상의 사용 경험을 담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올해 6월 코디 탭 조회수는 무려 200만 회를 돌파했다고! 그 중 ‘종강 맞이 호캉스룩’ 콘텐츠는 대학교 종강 시점에 호캉스 수요 급증과 맞물려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고 해요. 그 밖에 #성수, #한남, #홍대 등 ‘OO에서 뭐 입지?’, ‘댕댕이랑 맞춰 입는 커플룩!’, ‘워터 페스티벌 제대로 즐기기’ 등 위트있는 라이팅과 다양한 정보 제공을 통해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요.
에이블리는 매년, 매달 챌린지나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MZ세대를 겨냥하고 있어요. 매일 출첵을 하면, 1%씩 할인율을 높여주는 출석체크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틱톡 ‘착딱샷 챌린지’로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어요. 이용자 세대에 맞는 챌린지와 프로모션을 내며, 참여를 이끌어 내 자발적인 홍보가 가능해지도록 만든 거예요.
벤처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최근 성장성과 IT 기술력을 인정받아 프리 시리즈 C 투자를 유치 받았어요. 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9,000억 원으로 뛰었다고 하는데요. 투자 금액이 무려 1,730억 원이라고. 이는 여성 패션 쇼핑 업계 최대 규모래요..!
에이블리에 따르면 이번에 목표 투자 유치 금액을 초과 달성했대요. 넥스트 커머스(Next mommerce)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어 개인화를 구현하는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 큰 폭의 성장세를 인정받았다고 해요.
➰ 프리 시리즈 C 투자가 뭐야?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창업 초기 자금을 확보하는 단계인 시드 투자에서 시작해 시리즈 A~E까지 있어요. 각 단계별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요.
* 시드 투자
창업 초기자금 확보, 초기 단계의 프로토 타입 서비스 및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 진행
* 시리즈 A
시제품, 정식으로 오픈하기 위해 베타 버전 준비 단계, 수익 창출을 위한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
* 시리즈 B
시리즈 A에서 인정받은 서비스로 자금 확보,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
* 시리즈 C~E
시리즈 B에서 확장된 사업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사업의 스케일업을 가속하는 단계, IPO 또는 인수합병을 고려하는 단계
즉, 프리 시리즈 C 투자는 확장된 사업이 인정받아 시장점유율이 높다고 판단하는 기업에 ‘프리’를 붙여 투자 직전의 투자를 말하는 것이에요.
에이블리는 2019년부터 작년까지 매출액이 3배 증가한 성장성 넘치는 기업이지만, 부채도 3배 넘게 증가했는데요. 지난해에는 695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다고 해요. 2019년부터 매년 평균 2.5배씩 영업이익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요.
에이블리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업계 1위지만, 매출액과 거래액은 다른 패션 플랫폼보다 낮은 편이에요. 하지만, 에이블리는 여전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래요. 쿠폰 제공 이벤트, 자체 물류 센터 추가, 개발자 인력 2배 확충, 직원 복리후생비 확충 등 ‘결국 또 돈 쓰는’ 계획을 밝혔거든요.
일각에선 투자 심리가 악화된 만큼 뚜렷한 수익 개선 전략과 장기적인 수익 창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에이블리가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는 입점 브랜드와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커졌고, 여기에 더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인건비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래요. 앞서 말했듯 에이블리는 ‘판매수수료 0%’를 내세우며 셀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인기 있는 브랜드를 모시기 위해 브랜드 지원책을 늘리는 등 업계 내 브랜드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요. 그렇기에 적자 플랫폼이 기댈 곳은 외부 투자밖에 없고, 지속적으로 투자유치 이야기가 들리고 있는 거예요. 투자로 어떻게든 생존 게임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출혈 경쟁은 엔데믹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데요. 과연 에이블리는 적자의 늪을 어떻게 빠져나올까요?
➰ 다들 마케팅에 미친 이유가 뭐야? ‘플랫폼 성공 공식’
요즘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이 ‘플랫폼 성공 공식’을 단행하고 있는데요. 플랫폼 성공 공식은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점유율을 먼저 높이고, 이를 토대로 이후에 수익성을 확대하는 방식이에요.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해도 충성 고객을 늘려 ‘잠금 효과’가 발생하면 수수료를 확대해 수익을 개선하는 방법인데, 여러 기업에서 선택하다 보니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다년간 적자인 기업으로 유명한 쿠팡도 이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요. 런칭 초기에는 완전 무료 로켓 배송 서비스로 점유율을 높였다면, 현재는 쿠팡 멤버십을 구독제로 출시해 수익을 개선하고 있어요.
➰ 잠금 효과 (Lock-In Effect)
잠금 효과란 자물쇠로 걸어 잠그면 나갈 수 없는 것처럼, 특정 재화나 서비스에 익숙해져 고착화된 소비자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가기 힘든 현상을 이야기 해요.
쇼핑 앱 3사 중 적자 1위, 가장 큰 비용이 지출된 분야 마케팅. 출혈 경쟁에 대한 에이블리의 해결책은 C2C 마켓 확대라고 해요. 에이블리 파트너스 셀러 수가 6,000여 곳으로 늘었고, 늘어난 콘텐츠 덕에 주문량도 전년동기대비 87%나 증가했다고 해요. 월 매출 10억 원을 기록하는 셀러들도 줄곧 등장하는 중이라고 해요. 하지만 늘어난 셀러 덕에 기존 성수동 풀필먼트 센터 확장이 불가피해졌고, 올 초 유치한 투자금을 감안하더라도 새벽 배송, 풀필먼트에 추가 투자를 진행함에 따라 적자 폭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한다고 해요.
에이블리의 성공 전략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
과연 에이블리는 출혈 경쟁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피튀기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스타일 커머스계에서 에이블리의 고공행진은 계속될지, 함께 지켜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