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왜가리 한 마리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삐뚤빼뚤 올라와 있는 잡초 아래에는
물이 있어야 옳았다
다시, 그 아래에는
작년에 먹어봤던
미물(微物)이 있어야 했다
망연자실(茫然自失)
옳았다고 생각한 것들이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눈앞에 없으니
삶이 아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멀리
저 너머에 다른 구역을 보기로 했는지
긴 다리를 슬며시 움직이며
떠날 채비를 한다
오후 내내
나도 무너졌다.
시인. 퍼스널 브랜드 관련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년 세대와 은퇴자를 대상으로 컨설팅과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일상에 대하여 시와 에세이를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