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게 없다

詩 中心

by 허니

왜가리 한 마리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삐뚤빼뚤 올라와 있는 잡초 아래에는

물이 있어야 옳았다

다시, 그 아래에는

작년에 먹어봤던

미물(微物)이 있어야 했다


망연자실(茫然自失)


옳았다고 생각한 것들이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눈앞에 없으니

삶이 아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멀리

저 너머에 다른 구역을 보기로 했는지

긴 다리를 슬며시 움직이며

떠날 채비를 한다


오후 내내

나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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