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詩 中心

by 허니

티켓을 끊고 여권을 내 보여야 하는 외국 여행 말고도 아주 쉬운 여행은 도서관에 가는 길이다 새로운 세계로 간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에 더욱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여러 생각들이 쌓여있는 내 속을 정리할 수 있어 좋고 저마다의 격(格)을 지켜나가는 것을 은근히 엿볼 수 있어 좋다 커피 한 잔에 음악이 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은 매 번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많아 어렵다 옛사람의 발자국을 밟아가는 재미도 내일을 상상하는 신비함도 모두 함께 있는 장소 어쩌면 타임머신이 항상 대기 중인 곳이다 숨을 쉬고 있는 내가 화석인(化石人) 같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기도 한다 책장 하나를 돌아서면 내일(來日)이 있다는데 보이질 않는다 또 그 너머 책장에 그림이 있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책장마다에는 이상한 기호가 촘촘하게 줄을 서 있어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여행이 꼭 재미있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SSL23052.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