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바람이 불어오지는 않지만 햇살을 볼 수 있는 식탁에 앉아 있다 벌써부터 새로운 계절을 부르면서 질기게도 생명을 품고 있다 간지럼을 잘 타는 나는 그녀의 손이 닿을 때마다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들도 덩달아 같이 웃는다 종종 갈증을 느낄 때면 내게 물을 주어 온 세상이 내 것 같아 시원하기도 하다 혹여나 내가 앉은자리가 불편할까 싶어 자리를 옮겨주면 또한 새로운 풍경이 보여서 좋다 그럴 때마다 그들 역시 마음씨 고운 그녀에게 웃어준다 서쪽에 노을이 지면 내 모양 그대로 있기만 해도 사진이 된다 이렇듯 매일 한 아름 시간을 품는다 가슴에 묻어온 사랑을 이야기한다 너를 담는다 나는 꽃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