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도심을 벗어 난 외곽에 빈 공터가 방치되어 있었던 게 벌써 수년째다 여름이 지날 무렵이면 잡풀이 제법 우거지고 여름철새도 드나든 지 오래되었고 조그마한 냇가를 따라가다 보면 오리들도 보이고 까치들도 많이 보였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며칠 전부터 공터에서는 수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점점 빈 공간이 드러나자 백로들이 떼 지어 와서 이리저리 다니는 걸 보았다 대략 70여 마리는 족히 되어 보이는 것이 이렇게 한 자리에서 많은 백로를 본 적이 없어 신기함마저 들었다 그들이 여기 수풀에다 알을 낳았었고 정들었던 둥지가 소멸되었는지 모를 일이며 내년에 이곳에 돌아와야 하는지 걱정일 게다 저마다 사연들이 있어 이곳저곳에서 소규모 모임을 하는 듯 가만히 하늘을 응시하기도 하고 걸음걸이가 무거워 보인다 내일은 대규모 규탄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라도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