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아내와 마주 앉아 함께 마늘을 깠다
알싸한 냄새가 거실에 넘실대며
수천 년 전 그 너머에
곰이 쑥과 마늘 20쪽을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고 삼칠일을 지내고
여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내는 마늘을 까면서
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나는 매운 기운을 이겨보려고
창문을 열었다
수천 년 전, 그때에도 불었을
바람.
내 앞에 있던 마늘은
일제히 창 밖으로 나가
바람을 맞으면서 구름이 되고
말갛게 생긴 구름은 이윽고 비가 된다
비가 내린 지상에는
영원이 있는 곳
까도 까도 끝이 없을 신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