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詩 中心

by 허니

유난히도

구름이 많았던 하루를

접었다.


구름의 이름은

잊은 지 오래되어

이미 거추장스럽다.


지상에는

공원 길의 메타세쿼이어

희미한 달빛에 제 키를 자랑하며

그림자놀이에 빠져있는

가을밤.


내 마음 그곳에 있는 네가 궁금해서 헤아려보다가

달의 시간도 길어지고

밤의 공간도 가늠하기 어려운

가을밤.


낮에 보았던

구름이

달의 시간에 나왔다.


가을밤이 찬란하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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