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니 Jan 27. 2024

겨울, 어느 날

詩 中心

구름이 없었던 오후는 하늘이 비어 있었다

바람은 지난 계절만큼 그 소리가 다르며

공원길에 늘어선 나무들은 모두 묵언수행 중이다

지나는 사람들의 오가는 말에도 청량함이 없는

바스락바스락거리는 겨울,

충만함을 기대하기에는 부족한 계절이다

이른 아침 둥지를 떠났던 새들의 귀환은 분주해 보이고

도로 위를 지나는 차들은 엔진소리가 잔잔하다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은 지상 위에 스며들며

도시는 다시 잠의 세상으로 향한다

작가의 이전글 물들어 살고 있는 공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