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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Feb 08. 2024

겨울 가로수

詩 中心

어제까지 멀쩡하게 있었던 가로수들이

아침에 보니 일제히 수족들이 잘려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미술책에서 보았던

토르소의 그 비장함.

하룻밤 사이에 어찌할 수 없었는지

나무 아래에는 못다 한 생의 일부가

쌓여 있었다.

지난 계절, 큰 권력을 가진양

도로 양 옆을 점거하며

자기들 언어로 세상을 무성하게 살았던 기세는

모두 숨을 거두었다.

지나는 사람도 허망한 표정

숨 죽이며 지나는 자동차

비둘기들은 놀란 듯 도로 위에서 서성인다.

아침이 침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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