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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Feb 18. 2024

이름을 지웠다

詩 中心

집으로 배달된 택배 상자 운송장에 낯익은 이름

나를 부르는 이름 석자와 너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운송장을 떼려다가

그 엄청난 공간을 우리의 이름으로 왔다고 생각하니 쑥스럽기도 하고 아득함이 밀려왔다

이름이 갖고 있는 힘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네 이름을 지우고 내 이름도 지웠다

택배상자와 함께 우리의 이름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은 싫다

그때의 당혹스러운 기억을 지우듯이

지금, 수신인과 발신인 칸에 있는 이름을 지웠다

잔잔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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