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룸

詩 中心

by 허니

문을 열었다

좁은 공간에

훅 하고

찬 기운이 돈다


사계절이

가지런하게 걸려있다

더러는

누워있고

일부는 서랍 속에서

지지난 계절 내내

동면(冬眠) 중이다


지난 가을

브라운 컬러는

이제 그만

저 뒤편으로 보내고

얇은 스웨터는 개켜 놓는다


뒤쪽에 있던 겨울 코트를 꺼내본다

올해

이 거 그냥 입어도 될까

몇 번이고 생각하고는 앞줄에 걸어둔다


계절의 순환과 시간의 흐름

유행의 변화 속도를 가늠하는 공간


작년보다는 더 빠르게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몸에 맞지 않는 옷들을 보며

문득

함께 했던 것들이 많았다는 것

버려할 것에 과감하지 못했던 나를 본다

미련함은 작년이나 지금이나 같다


이런저런

생각이 맴도는 공간

사계절 내내

변함이 없는 공간

드레스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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