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9
그 당시에 나는 서울대학교를 나왔다는 한 사람과 점심시간에 무슨 얘기를 주고받다가 입씨름이 벌어졌다. 한 60여 명이 점심을 먹는 좌석이었다. 이자는 자기가 서울대학교를 나왔다는 그것만 생각하고 아무한테라도 마구 덤벼들기가 일쑤였다. 그러므로 그자가 내게도 덤벼든다. 해서 나는 그자를 마구 꾸짖었다. "서울대학교 나온 자는 사람 눈에 보이지도 않느냐."
"네가 서울 대학 나왔다고 사람을 무시하는 편이 많은데 제대로 완전한 인간이라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알찬 곡식처럼 되어야 하는기라. 나는 글은 배우지 못했으나, 너처럼 사람을 무시하는 인간은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 사람이란 언행이 거친 자는 세가 등천지세를 가지고 있어도 겉으로 보는 사람은 그의 학식을 저절로 알게 되는 기라. 허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 진정한 사람이고, 그가 배운자이니 내가 남 보다가 더 안다고 그 사람을 멸시하면 그것은 차라리 배우지 않고 무식한 자보다가도 더 못한기라"하고 나는 그자를 꾸짖었다.
그러자 그는 나를 보고 당신이 뭘 안다고 내 말에 투방을 주느냐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성이 나서 "야, 너무 그리 똑똑한 척하지 마라. 너와 같은 학식은 누구나 가 다 가지고 있어. 네가 만일 서울대학교 나와서 고등고시 시험이라고 합격하였더라면 여기 있는 우리들을 사람취급이나 하겠냐?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마시요. 내가 보니 당신의 학벌이 어느 정도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가 있소.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알면 아는 것만큼 겸손할 줄도 알아야 하오. 내가 오늘 남의 일이라 이렇게 참고 있지, 만약 내게 그런 말을 했다면 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우사를 당하였을 거요." 하고 나는 그 자를 때릴 것처럼 말을 거칠게 하였다.
내가 그렇게 말을 하자 그때서야 그는 "박형 내가 잘못했소"하고 내게 사과를 한다. 그자가 내가 그 녹지과에 들어가서 몇 달 동안을 보니 녹지과 전부가 그자한테 꼭 쥐여서 물 심부름까지 다하고 있었다.
해서 나는 참고 참다가 그자를 꾸짖었다. 그렇게 하고 나니 녹지과에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면 박 선생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난 다음부터 많은 여자들이 나를 보고 놀러 가자는 말을 많이 하였다. 해서 몇 사람에게 끌려간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