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의 중장년기 10

by Branmaker 박중규

추억 10


내가 이와 같은 말을 자꾸 하면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주색잡기에만 마음을 두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욕을 할는지는 몰라도 사실 나는 어떠한 여인한테도 유혹을 해서 여자와 사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 혹 사람들은 이 세상에 그렇게 남자를 유인할 사람은 없다고 할는지 몰라도, 나는 여자를 모르고 사는 지금에 와서도 간혹 나를 유인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나도 이제 여인을 모른 채 지내온 세월이 꼭 두 해이다.


팔십이 넘은 사람도 성교환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어쩐 일로 칠십 전부터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해서 나는 병원에 가서 왜인가 하고 물어보았더니, 의사가 하는 말이 담배를 많이 피우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담배는 끊을 수가 없다. 바둑을 둘 때면 거의 내내 물고 있다. 하루 세 갑 정도를 피웠으니 말해 무엇하랴.


한 편, 지나간 날들을 회고해 보면 나는 처에게 못할 짓을 많이 했다고 생각이 난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내 처와 같이 못생긴 사람은 이 세상에 거의 없다. 함으로 해서 나는 단 한 번도 처를 사랑한 적은 없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몰라도 내 눈에는 이 세상에서 저와 같이 못생긴 사람이 어디 또 있을까 하는 것이다. 얼굴이 그렇게 생겼으면 말이라도 다정하게 해야 할 텐데 말을 하는 것 보면 정말로 설상가상이다.


내 처의 흉이 아니다. 사실 나로서는 내 처를 잘 몰랐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느 한 곳도 말 한마디 한마디도 정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내 처는 부모님한테는 성의를 다하였다. 우리 두 사람의 정이 없기 때문에 내처는 어른 둘에게 정말로 효를 다하였다.


그것을 이제 와서 생각하면 나보다가는 내 처가 훨씬 더 많은 고생을 하며 어른들을 모셨다. 그래서 옛날에는 정이 있었던 없었던 내 처를 고맙게 생각한다.


회고해 보면 나는 남의 여자를 너무 많이 상대하였다. 그러함으로 나는 처가 내게 무슨 말을 하여도 저 사람은 천성이 그렇지 저 사람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요즘에 와서는 처를 그다지 나무라지를 않는다. 때로는 내 처가 불쌍한 생각도 든다. 어떤 때는 자기가 낳은 자식들에게까지 꾸지람을 듣는다. 글을 배우지 못하고 말을 잘할 줄 모르므로 당신의 한평생을 부모자식들을 위하여 살아왔건만 그와 같은 창피를 당하고 사니 그 얼마나 서글픈 여인인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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