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창기 생활 (탄광) 1

by Branmaker 박중규


추억 1


밤은 자꾸만 깊어가고 있었다. 태평양 바다에서도 제일 물결이 세다는 겐카이 바다. 그 한복판에 이를 무렵에는 그 육중한 연락선이 금방이라도 기울어질 것처럼 기우뚱기우뚱한다. 그리고 나는 멀미가 나기 시작한다. 어질 어질... 금방이라도 토할 기분이다. 그래서 나는 제일 아래층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객실안도 일렁거린다. 그러므로 처음 배를 타보는 우리 일행들은 거의가 다 쓰러지고 토하곤 했다. 나 역시도 앉아서는 배길 수가 없었다. 자리에 누웠다. 그런 뒤 나는 그만 잠이 들었다. 세상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고향의 꿈을 꿨다. 경달과 진묵도 같이 있었다. 꼬불꼬불한 장곡길로 올라간다. 나는 소등에 올라타고 있었다. 남글(나무를) 하려고 올라가는 길이다.


음메~ 음메~ 송아지가 저쪽 언덕 너머서 어미소를 부른다. 그러자 내가 탄 우리의 암소는 음무~ 음무~ 송아지를 부르면서 마구 뛴다. 거기서 떨어지면 나는 뼈도 못 찾게 된다. 그래서 나는 엉겁결에 "경달아~~"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누군가가 "이봐요, 일본에 다 왔소." 하며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나는 눈을 번쩍 떴다. 소등이 아니고 연락선 안이다. 그래서 나는 눈을 비비며 얼른 일어났다. 창구멍으로 내다보았다. 연락선은 육지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시모노세키" 하관인 모양이다. 지금부터는 일체 개인행동은 하지 말라고 하였다. 나는 그자의 말이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낯선 타국땅에 와서 개인행동을 할 사람이 어디에 있나 하는 것이다. 나 같으면 가라고 밀어낸다고 해도 갈 수가 없다. 돈 한 푼 없이 들어온 내가 나간 들 무엇을 먹고사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솔자 왜놈의 말을 들어보면 그것이 아니다. 조선땅에서는 아무도 도주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대게의 사람들이 일본땅에 건너가서 탈주를 한다고 하였다.


잠시 후, 우리 일행은 연락선에서 내렸다. 그곳이 바로 "시모노세키" 하관이다. 하관항은 우리 부산 보다가 오히려 못하다. 일본이라고 하면 특별한 줄만 알았더니 그것이 아니다. 하관거리에 나서 보니 주위 환경이 매우 지저분하다. 하선하여 인솔자를 따라갔다.


바다가 넓은 광장이었다. 우리 일행은 그 광장에 앉아 잠시 인솔자의 연설을 들었다. 그는 앞에서 한 말과 같이 탄광까지 가는 도중에 한 사람이라도 낙오된 자가 있으면 엄벌에 처한다고 하였다. 몇 번이나 그 말을 되풀이하는 것을 보니 전일에 도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모양이다.


얼마 후 우리는 기차를 탔다. 하관에서 모지로 건너가는 기차이다. 일본기차는 한국 기차와는 아주 다르다. 그 기차의 폭이 여간 좁지가 않다. 기차가 흔들흔들하는 것이 금방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속도는 매우 빠르다. 우리 일행은 두 칸에 나누어 탔다. 내가 탄 그 객실에는 일본인 민간인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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