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창기 생활 (탄광) 2

by Branmaker 박중규

추억 2


하관에서 얼마 가지 않아 기차는 캄캄한 굴 속으로 들어갔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기차의 속도는 열 배나 더 빠름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옆에 앉은 일본인에게 어째서 굴속에서는 기차가 빨리 달리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본인은 그 굴은 바다 물밑으로 뚫은 굴인지라 경사가 급하고 또한 전기힘으로 달리기 때문에 그렇게 빠르다고 하였다.


총소리 같이 쾅하는 소리는 바람이 물길에 부딪힐 때 일어나는 폭음소리였다. 창문을 조금만 열어도 스며드는 바람은 살결을 뚫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렇게 빠른 기차인데도 그 굴을 지나는 데는 미끈덕 거렸다.


일본인들에게 물어보았더니 그 모지 터널의 길이는 십리가 넘는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왜놈들의 재주가 과연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바닷물 밑으로 기차가 간다는 것도 그렇지만 기차가 전기 힘으로 간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잠시 후 우리 일행은 모지 터널을 지나 어느 역에 이르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바로 모지라고 하였다. 모지라는 곳은 그다지 큰 도회지는 아니었다. 바닷가인지라 보기에는 조금 넓은 듯 하나 집들은 보잘것이 없었다.


우리 일행은 또 그 모지역에서 하차를 하였다. 일본놈 인솔자는 우리 일행을 데리고 좁은 사잇길을 지나 창고같이 생긴 커다란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들은 호루라기 소리만 듣고 그자의 뒤를 따른다. 그 건물 안에 들어서자 심한 악취가 별안간 코를 찌른다. 그러나 인솔자는 그 넓은 건물 안에서 다들 옷을 벗고 목욕을 하라고 하였다. 그 목욕탕 물은 보통 물이 아닌 순전한 유황물이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악취가 난 것이다.


우리 일행은 인솔자가 하라는 대로 그 유황물에 목욕을 하였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악취가 났다. 인솔자가 말하기로 그 유황물에 목욕을 하게 되면 피부병이 일체 없다고 하였다. 말하자면 피부병 예방 목욕이다.


목욕을 마친 우리 일행은 또다시 기차를 탔다. 이제는 아주 탄광으로 가는 모양이다. 거기서부터는 일본놈 "도리시마" 놈들이 우리 일행을 감시하였다.


의자에 등을 기대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모지에서 얼마 가지 않아 커다란 건물이 하나 보인다. 그리고, 그 건물 주위에는 작고 큰 파이프들이 한없이 늘어져 있었다. 그 범위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나는 일본인에게 그 건물이 무슨 건물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야하다 철공소라고 말하였다.


조선에 있을 때에 야하다, 야하다 하는 소리는 들었다. 그러나 그 철공소가 그렇게 큰 줄은 몰랐다. 그 야하다 철공소의 길이가 이십 리도 훨씬 넘어 보였다. 어쨌건 그 야하다 철공소 내에 기차역이 두 개나 있었다. 한 평야가 모두 그 공장으로 되어 있었다. 참으로 감탄하리만큼 크다.


일본놈들이 중일전쟁과 세계 이차대전을 시작한 것도 그 철공소에서 생산되는 물품으로 충당을 하였다고 하였으니까, 그 크기는 말하지 않아도 가히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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