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11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일은 "앤다이고"라는 것이다. 그것은 비행기가 들어 앉는 집이다. 그러므로 그 현장 부근에는 일본 헌병들이 쫙 깔려 있었다. 함으로 해서 민간인들은 일을 하는 사람밖에는 없다.
누구를 막론하고 평민들은 나들 수가 없다. 그 곳으로 간 후로 부터는 도리시마 따위 같은 것은 조금도 겁이 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곳에 가서부터는 오노 사장이 대쪼라는 신분증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간혹 시가지에 놀러를 간데로 이제는 걱정이 없다. 그리고 앤다이고의 원 단가가 좋아서 돈벌이도 특별히 좋았다.
보통 노동벌이에 비교하면 두 배나 된다. 거기다가 나는 가끔 오노 사장에게 이로깃뽀라는 돈보다가 귀중한 것을 많이 받았다. 그러므로 같이 있는 친구들이나 에이고도 내가 무슨 고관대작이라도 되는 것처럼 "미스하라상, 미스하라상"하고 내게 붙이기까지 하였다.
어리숙한 세상이라고나 할까, 나로서는 그럴 수 없는 좋은 기회이다. 탈영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곳에서 많은 돈을 벌수도 있고 의기양양하게 내노라 뽐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세상 누구도 모르는 탈영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관계로 돈도 명예도 필요가 없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나이기에 항상 불안한 나다. 그러므로 나는 작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곧바로 고노하라 뒷산 숲속으로 올라가서 심신을 달래곤 하였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에이고는 어디든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 다닌다.
깊은 산속까지 나를 따를 때는 그녀의 마음속에는 내가 이미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한 여인의 몸으로 그와 같은 깊은 산속까지 나를 따라올 리가 만무하다.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에이고씨가 지금 나를 유혹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깊은 산골에 들어가서까지도 그녀의 육체를 조금도 넘볼 생각이 없었다.
그것은 아직 호화스러운 생각보다가는 깊은 고민속에 빠져 있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 젊고 혈기방강(血氣方剛)한 시절에 매달려 애원하는 한 여인을 뿌리치는 그 심정 세상 누구도 알 리가 없다. 그리고 에이고가 내 아래 연령이라면 또 모른다.
에이고는 나보다가 두 살 위기기 때문에 한 편 어색함도 없지 않는 것이다. 3개월이 지난 뒤 우리는 앤다이고 하나를 끝마쳤다. 3개월 동안 우리 일행들은 다들 톡툭하게 재미를 보았다. 나가사끼에서 일을 할 때보다가 거의 두 배 가까운 품삯을 받을 수가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