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의 일본 여인 미에고 4

by Branmaker 박중규


추억 4


우리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온다. 나는 미에고의 손을 잡고 여관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만 곧 순순히 끌려왔다.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지 미에고는 여관방에 들어가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처녀의 몸이니까 물론 여관출입을 할 턱이 없다.


잠시 후 밥상이 들어왔다. 두 사람 분을 시켰으니까 밥상도 물론 두 개가 들어왔다. 쌀 한가마를 가져다주고 두 사람이 열흘만 먹고 간다고 하니까 여관 주인은 무슨 횡재라고 한 것처럼 기뻐했다.


여러 가지 반찬을 주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저녁밥상을 보고 미에고는 깜짝 놀란다. 많은 돈을 주고 먹는 줄만 안다. 그와 같은 진수성찬의 밥상은 난생처음 받아본다고 하였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러나 나는 별것이 아니라는 듯 미에고에게 오늘 저녁은 특별한 날이니까 여관주인도 우리를 생각해서 그러는 모양이라고 희담을 걸었다. 내 말을 들은 미에고는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며 "아이참, 미스하라상도..." 하고 빙그레 웃었다.


저녁상을 물린 뒤 우리 두 사람은 서로 간에 손을 꼭 잡고 산길 오솔길로 산책을 하였다. 나는 미에고에게 집으로 가지 말고 나와 같이 가노야 비행장으로 가자고 했다. 물론 쉽사리 승낙을 할 턱은 없다. 내 말을 들은 미에고는 "나도 미스하라상이 좋기는 하지만 집에 부모님이 있으니, 부모님의 승낙이 없이는 마음대로 대답을 할 수가 없다."라고 하였다.


일본 여인 중에는 별의별 여인이 다 있다. 에이고만 하여도 그렇다. 그녀에 비하면 미에고는 참으로 여인답다. 얼굴이 고운 것도 그렇지만 그 보다가도 그 마음씨가 더 예쁘다.


여인의 행세를 하지 못하는 여인은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와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미에고에게 반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앞에서 말했듯이 미에고라는 사람은 됨됨이가 여자다운 데가 있다는 말이다.


어둠이 찾아들 때까지 우리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산보를 하였다. 그런 뒤 나와 미에고는 각자 처소로 헤어졌다.


굳은 나무를 휘어잡자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별안간 휘어잡게 되면 부러져 망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날도 미에고가 좋다는 대로 그녀의 뜻을 따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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