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주문한 물건을 오늘 받았다는 연락이 친구에게 왔다.
설마 한 달이 걸릴 줄은 몰랐다... 2월 초순쯤 주문한 물건이 3월에 출고되다니!
내가 쓸 물건도 아니고 생일 선물로 보내는 거였는데 말이다.
생일 지난 건 한참이고물건 하자 없이 도착하길 바랐는데...
친구 집으로 수령지를 입력해서 친구가 직접 뜯어보고 할 말을 잃었다는 상태의 물건이 왔다.
먼지 한가득에 죽은 모기 시체도 들어 있었다고 한다...
속상하다.
친구도 웬만하면 물어보지 않을 텐데 혹시 중고물품 산 거냐고 물었다.
아 정말. 웃음이 난다. 헛웃음이!
어떻게 그런 물건을 보낼 수 있지...?!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다.
처음에는 화가 나서 뒷목이 굳는 것 같았다.
(싸울 준비를 하면 신체가 이렇게 반응한다고 들음.)
화를 다스려야 하느니라...!
운동을 이미 하고 다 씻어서 운동을 또 하다간 열 뻗칠 것 같았다.
집에 샌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게 연락 받고 왜 내 손은 주먹을 쥐게 된 걸까...
생일 선물이라 특별히 더 신경 써서 검수하고 보낸다고 들었었는데 판매자에게 배신감이 들었다.
화를 진정시키려 유튜브에 들어가면 늘 보는 채널의 영상을 봤다.
유튜브 들어가면 동물 영상만 특히 강아지 영상을 본다.
점차 진정된다.
릴랙스, 캄 다운.
화가 누그러지니 뒤에 가려져 있던 미안한 마음이 앞에 정면으로 나타났다.
친구에게는 이거 받은 적 없는 걸로 하라고, 내가 어디 멀리 여행 갔다 오느라 생일 선물 늦게 주는 거라고 생각해 달라고, 너무 속상하고 미안하다고 다른 걸로 드리겠다고 애프터 서비스를 약속했다.
내가 쓰는 물건이었으면 이 정도로 화나지 않았을 텐데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보낸 게 아주 오래 걸려 도착한 것도 모자라 이걸 돈 받고 파는 게 말이 안될 정도의 상태라니...
평소 화내는 것도 에너지가 상당히 드는 일이라 화를 잘 안 낸다.
몸도 내가 화 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이성적으로 선택이 가능한 때에는 화를 내지 않는 쪽을 택한다.
화내지 않고 말로 대부분 해결 가능하다.
그런데 이건 친구가 너도 놀랐겠다며 속상해 하지 말라고 나를 위로하니까 더 화가 났다.
친구는 환불은 당연하고 위로금까지 받아야 할 정도라고... 버려야 할 걸 보낸 것 같다고 그랬다.
화를 내야 할 때는 내는 게 맞는데, 벌써부터 피곤하다. 아이고! 잘 해결되기를...
친구 선물은 고객 만족 실현(?)을 위해 다시 열심히 손품 발품 팔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