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라면 로건의?”
지아는 놀란 눈으로 올리비아를 바라보였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로건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였다. 올리비아는 많이 늙어있었다. 분명 몇 년이 흘렀을 뿐인데 그녀는 생각했던 모습보다 20년 이상 나이가 들어 보였다.
“맞아. 내 오빠가 로건이야. 내 모습을 보면 그럴 것 같지 않지? 나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어. 훨씬 더 많은 시간들을 지나왔지. 너희들에게 보여줄 게 있어.”
올리비아는 아이들을 방으로 데려갔다. 서랍 안쪽에 헝겊으로 쌓인 무엇인가를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헝겊을 빼자 그것은 아주 낡은 시계였다.
“이 시계는 뭐죠?”
“이건 시간의 마법 도구야. 어둠의 마법이지.”
“그걸 어떻게 가져온 거예요? 그건 분명히 이름 없는 마법사가 가지고 갔다고 들었는데요.”
“이게 그한테 있으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 난 그에게서 도망을 가야 했기 때문에 이 마법을 바로 손에 넣자마자 썼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그것부터 생각했어야 했는데 무작정 그냥 갔던 것 같아. 난 그가 나타났던 그때로 돌아갔지만 매번 그를 막지 못했어. 하지만 과거로 돌아갈수록 나는 그 시간만큼 늙고 있었어. 그곳에서의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는 것 같아. 이 모든 일이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이름 없는 마법사에 대해 말해주세요.”
윤서가 말을 했다.
“그는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 분명히 처음에는 좋은 사람 같았어. 그래서 우리가 더 믿었던 것 같아. 얼굴도 아주 잘 생겼어. 피부가 좋고 미소가 멋진 그런 사람이었지. 그는 마노의 정원의 마법사와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의 불공평함을 이야기했어. 마노의 정원에서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불편한 관계가 있었어. 마법도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사람과 다루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던 거지. 사실 많이 불공평했던 것 같아. 마법사들은 그것을 외면했어. 누구도 선뜻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어.”
“마노의 정원은 행복한 곳이라고만 생각했어요.”
“마노의 정원이 더 불공평한 곳이었어. 가문이 있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독식하는 그런 곳이었지. 물론 자기 힘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극히 소수였던 것 같아. 마법과 마법도구는 그들만의 것이었어. 그들은 마노의 정원에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살았지. 이름 없는 마법사는 그것을 바꾸려고 한 거야. 처음에는 순수하게 그러려고 했었어. 하지만 어둠의 마법도구를 얻은 뒤에 그의 모습은 바뀌기 시작했어. 그의 영혼이 없어진 것처럼.”
“그는 원래 이름이 없었나요? 만났을 때 뭐라고 불렀어요?”
하늘이는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그의 이름은 분명히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그의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아.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 그에 대한 기억은 있는 데 그를 뭐라고 불렀는지가 머릿속에서 사라졌어. 그건 오빠도 마찬가지였지. 그를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이걸로 엄마 아빠를 구할 수 있나요?”
지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능해. 하지만 내가 이것을 쓰는 것이 능숙하지 않아. 지금까지는 과거로만 갔거든. 시간의 마법을 쓰는 건 위험한 일이야. 난 이 마법이 어둠의 마법이라는 것을 잊고 썼던 것 같아. 그때는 그것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
“부모님을 구할 수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보고 싶어요.”
지아는 눈물을 글썽였다.
“하지만 너희에게 이 마법 도구를 쓰게 할 수는 없어. 어둠의 마법은 결국 그걸 쓰는 마법사를 아프게 만들어. 현실과 마법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지. 나 또한 이 마법을 쓰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 그리고 내 욕심과 욕망만을 생각했지. 그래서 더 나올 수가 없었던 것 같아.”
“시간의 마법을 썼을 때 언제로 간 거예요?”
“그 마법사를 만났던 때로 갔었어. 하지만 그 마법사는 내가 미래에서 왔다는 걸 아는 것 같았지.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었어. 그는 미래의 모든 일들을 알고 있었던 거야. 나는 몇 번이고 다시 과거로 돌아갔어. 과거로 가서 그때마다 달라질 미래를 생각하면서. 하지만 미래는 바뀌지 않았어. 아주 작은 차이만 있을 뿐 결국은 같은 일이 벌어졌어. 과거의 시간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어.”
“과거로 가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미래도 가보았나요?”
“나도 미래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미래에도 여러 번 반복해서 갔어. 하지만 전부 내가 원하는 미래는 아니었던 것 같아. 결국 나는 그 미래를 받아들이기로 했지. 나는 시간여행에서 많은 시간을 버리고 왔어. 시간의 소중함을 그때 알았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소중히 여겼어야 했어. 과거나 미래로 간다고 해서 무엇인가를 바꾼다는 게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거든. 후회스러운 일도 현재에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는 건데 그것을 과거에서만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어. 현재의 소중함을 몰랐던 거지.”
아이들은 올리비아의 말을 조용히 들었다. 과거를 바꾼다고 현재가 바뀌지 않는다는 말에 왜 그런지를 묻고는 싶었지만 여러 번 시도했다는 올리비아의 말에 더 이상 의문을 가질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둠의 마법에 대해 로건에 들은 적이 있어서 그 마법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미래는요? 우리 미래는 괜찮은 건가요? 마노의 정원은요? 이름 없는 마법사는요?”
지아는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이름 없는 마법사를 무찌를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올리비아는 생각에 잠기더니
“곧 알게 될 거야. 미래는 멀리 있는 게 아니야.”
밤이 되자 집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림자들이 와서 그래. 그들은 밤마다 이리로 온단다.”
“그림자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죠?”
“그들은 도움이 필요한 거야. 나도 처음에는 저들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저들이 말하는 곳을 아직도 찾지 못했어.”
“저희가 내일 아침에 마을을 찾아볼게요.”
하늘이는 자신 있게 말했다. 올리비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음식이 이걸로 될까 모르겠구나.”
올리비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지수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식탁에 음식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은 즐겁게 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