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는 같은 반 친구 소미와 친해졌다. 소미와는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친해졌다. 소미는 운동을 잘했다. 요즘 소미의 얼굴이 어두웠다.
“우리 집에 놀러 올래?”
소미는 세아에게 물었다.
“가도 돼?”
“어. 근데 나 엄마가 없어. 집에 할머니는 있어.”
세아는 소미의 집에 갔다. 소미의 집은 아주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집이 멋지다.”
소미의 방에는 침대와 책상이 있었는데 방이 밝았다. 소미의 방에는 장난감이 인형 한 개뿐이었다.
“다 버려서 이제 이것만 남았어.”
세아는 소미와 인형 놀이를 하다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켰다. 곧 현관 문소리가 들렸다.
“당장 끄지 못해?”
세아는 깜짝 놀랐다.
“안녕하세요.”
“넌 누구니?”
“저는 윤세아예요. 소미랑 같은 반이에요.”
“난 누가 내 집에 오는 걸 안 좋아해서. 다음부터는 안 왔으면 좋겠구나.”
소미는 세아에게 방에 가자고 손짓을 했다.
“엄마야?”
“엄마 아니야. 아줌마야.”
방문이 열리더니 명희는 오렌지 주스와 과자를 가져왔다.
“어서 와. 소미 친구구나. 자주 오렴.”
세아는 명희의 미소에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세아는 소미의 침대에 앉았다. 소미의 방은 창문이 커서 하늘이 잘 보였다. 집에 갈 때쯤 지환이 들어왔다. 지환은 마르고 키가 컸다.
“안녕하세요.”
“소미야 친구니?”
희연은 갑자기 미소를 띠며 세아를 보고 웃었다.
“소미가 친구를 데려왔지 뭐예요. 친한 친구인가 봐요. 다음에 오면 우리 같이 밥이라도 먹자. 맛있는 거 해줄게.”
희연은 갑자기 세아에게 친절하게 말했다. 이 상황이 세아와 소미, 명희에게는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빠, 내가 좋아하는 친구야. 윤세아.”
“밖에 기사 아저씨가 데려다줄 거야. 타고 가렴. 다음에 또 보자.”
세아가 나가자 희연은 지환의 옷을 받아주고 방으로 함께 들어갔다.
“소미가 친구를 집에 처음 데리고 왔네. 안 그래도 학교 다니는 것 걱정이 됐는데. 당신이 좀 챙겨. 엄마 없는 아이라 마음에 걸리네.”
“엄마가 없긴요. 당신, 나 서운하게. 내가 소미 엄마잖아요. 이제는 소미 일은 나에게 맡겨요. 당신 일도 바쁜데 그런 것까지 신경을 써요?”
“고마워. 당신 덕분에 좀 마음이 놓이긴 하네.”
희연은 지환이 주방으로 가자 방에 있는 거울을 보았다. 그 거울 속에는 희연의 본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은 도깨비들만이 볼 수 있었다.
주방에서 지환은 소미를 보며 말했다.
“소미야 세아랑 같이 주말에 보트 타러 갈까? 주말에 아빠랑 같이 시간 보내자.”
“아빠 고마워요. 나 세아랑 친해지고 싶어요.”
세아는 셔틀버스에서 내려서 학교에 들어가는데 교복에 리본을 안 매고 온 것을 보았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데 선생님이 손짓을 했다.
“너 리본 안 하고 왔니?”
“집에 두고 왔어요.”
“교복을 제대로 안 입고 오다니. 잠깐 따라와.”
선생님은 세아의 어깨를 당겨서 잡았다. 세아는 마음이 쿵쾅거리고 무서웠다. 선생님은 세아를 1층 교무실로 데리고 갔다.
“우리 학교는 교복을 이렇게 입어야 해.”
선생님은 교무실에 있는 교복을 보며 말했다.
“네. 내일부터는 그렇게 할게요.”
세아는 선생님의 말에 긴장이 많이 됐다. 교실로 들어온 세아는 책을 꺼내서 책상 서랍에 넣었다. 담임 선생님이 이런 세아를 보고 다가왔다.
“세아 무슨 일 있니?”
“아니에요. 괜찮아요.”
세아는 감정을 억누르며 자리에 앉아있었다.
주말에 세아와 소미는 한강에 보트를 타러 갔다.
“소미가 수상 스키를 타거든. 지금 배우고 있어. 사실 아저씨 취미야.”
지환은 정장을 입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환의 피부는 햇볕에 그을린 색깔이었다. 세아는 소미가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을 보았다. 보트는 빠른 속도로 움직였고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이 보였다.
세아는 소미와 친해져서 자주 만났고 주말에 보트를 타러 가끔 따라갔다.
“우리 아빠는 화장실 인테리어 사업을 하셔. 다른 것도 하시고. 우리 집 멋지지? 아빠가 다 고르신 거야.”
소미의 집이 멋진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우리 집도 엄마가 나중에 화장실 바꾼다고 했어. 그럼 더 멋질걸.”
“진짜? 그럼 우리 아빠 회사에서 해. 아빠가 신경 써주실 거야.”
“어. 그래.”
세아는 소미에게 거짓말을 했다.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