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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학교

by 문엘리스

“와.”

세아는 셔틀버스에서 내리고 학교를 보며 놀랐다. 운동장은 넓었고 학교도 멋졌다. 자신이 입은 교복을 보며 세아는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예쁜 옷은 처음이었다. 세아는 교복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들이 엄청 많아. 자꾸 장난이 치고 싶어 지는데.’

‘너도 그래? 나도.’

현이수, 현이정은 쌍둥이 도깨비였는데 그들은 서로에게 텔레파시가 통했다. 그 둘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들은 인간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세아가 1학년 1반 교실에 들어가자 따뜻한 미소로 반겨주시는 선생님이 계셨다.

“안녕? 어서 들어와.”

세아는 선생님을 보자 학교가 더 마음에 들었다. 남자 선생님이었는데 아주 친절하고 온화해 보였다. 자리에 앉아서 교실에 들어오는 아이들을 보았다.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소개를 해주었다. 학교 안쪽에는 급식실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작은 운동장이 있었다.

‘여기는 작은 정원 같아.’

그곳은 아름다웠다. 학교에 있는 나무와 꽃들은 완벽할 정도로 가꿔져 있는 것들이었다. 선생님은 교무실과 음악실, 과학실, 미술실을 보여주었고 커다란 그림이 있는 곳을 지나갔는데 세아는 이것을 보며 생각을 했다.

‘그림이 무서워.’

그림은 아이들이 있는 그림이었는데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 세아는 셔틀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세아가 도착한 곳은 아침에 탔던 정류장이 아니었다.

“여기가 아닌데요.”

“엄마가 노선을 안 봤나 봐. 탈 때는 집 앞에서 타는데 내릴 때는 여기서 내려야 해.”

세아의 엄마는 정류장에 없었다. 세아는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학교로 갔다. 세아는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과 함께 있었다.

선생님의 연락을 받은 미연은 택시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세아야 엄마가 정류장을 착각했어. 집 앞으로 오는 줄 알고. 선생님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세아 엄마예요.”

미연은 고개를 숙여 반갑게 인사를 했다. 교실을 나와서 미연은 학교를 보며 세아에게 말했다.

“학교가 멋지지? 엄마도 이렇게 멋진 학교는 처음 봐. 밥은 맛있었어?”

“응.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또 먹었어.”

“여기 밥이 맛있다고 하더라고. 여기 오길 잘했네.”

“근데 엄마 여기 학교 뒤에 저 건물들은 뭐야? 다 똑같이 생겨서.”

“아... 저기? 저기는 도깨비 빌리지야. 이름이 이상하지? 엄마도 저번에 듣기는 했는데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고 하더라고. 여기 학교에 부자가 많긴 한가 봐.”

작은 운동장 담 너머로 본 집들은 여기 세상이 아닌 것 같았다. 건물이 화려하고 멋졌다. 그곳에도 정원이 있었는데 학교의 정원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곳은 다른 세상 같았다.

도깨비 빌리지의 정문에는 보안 요원들이 서 있었다. 그곳은 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했다.

도깨비 빌리지 안에는 꽃이 있는 정원이 있었다.

“내가 여기에 이거 심지 말라고 했지?”

여자는 꽃을 발로 마구 밟았다.

“나는 장미가 좋아. 좋은 꽃 놔두고 왜 이런 꽃을...”

여자는 매서운 눈으로 정원사들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푸른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단정하게 올려져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희연이었다. 희연은 한 달 전에 결혼을 했고 도깨비 빌리지에 들어왔다. 희연의 남편은 돈이 많은 사업가였다. 그에게는 초등학생 딸이 있었다. 그는 도깨비 빌리지에 이사 오고 집에 대해 이상한 말을 하는 전 부인과 헤어졌다.

희연은 남편 앞에서는 착하고 우아한 여자였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악독하고 말이 험한 여자였다. 그녀는 도깨비였다.

“너 하라는 건 했어?”

희연은 쏘아붙이듯 소미에게 말했다. 소미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애한테 말을 그렇게 해요? 당신이 오고나서부터 소미가 말을 안 해요.”

“그쪽이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내가 소미를 어릴 때부터 계속 키웠어요. 얼마나 착한 애인데 자꾸 구박을 하냐고요.”

“가족도 아닌 주제에 어디서... 그렇게 내가 싫으면 네가 나가던지.”

희연은 짜증을 내며 명희를 째려보았다. 명희는 희연의 눈을 보더니 못 본체하며 청소를 했다. 소미는 방에서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막았다.

세아는 집에 오는 동안 엄마 손을 잡아서 좋았다. 엄마의 손을 잡고만 있어도 행복했다. 평소에는 엄마가 동생들을 챙기느라 세아는 엄마의 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세아는 동생이 둘이나 있다. 유치원생 여동생과 아기인 남동생이었다.

집 앞 시계탑에서 지은이와 지은이 엄마를 만났다. 유치원을 같이 다닌 단짝 친구였다.

“안녕하세요.”

세아는 지은이 엄마에게 인사를 했다.

“어, 그래. 학교 다녀왔구나.”

지은이는 세아에게 손을 흔들었다. 세아는 자신이 입은 교복을 자랑하고 싶었지만 지은이는 바빠 보였다. 세아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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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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