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가자.”
지하철을 나오자마자 걸어온 곳에는 놀이터가 바로 앞에 있었다.
“엄마랑 저기 결혼식장 갔다가 놀이터 가자.”
“놀이터 먼저 가.”
“안돼. 곧 시작이야. 지금 가야 해.”
나는 유나의 손을 끌면서 결혼식장을 갔다. 유나는 뒤를 돌아보며 놀이터를 보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유나가 가고 싶어 하던 놀이터에 갔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아무도 없었다. 유나는 놀이터를 걸어 다녔다. 갑자기 나는 유나를 향해 외쳤다.
“괴물이 나타났다.”
유나는 들뜬 표정으로 뛰기 시작했다.
“잡아보시지.”
나는 놀이터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괴물 흉내를 더 진짜처럼 했다.
“잡으러 간다.”
괴물은 정신없이 자기 본분을 다하며 뛰어다녔다.
정말 전속력으로 뛰어가며 유나를 잡으러 갔다. 유나도 진짜 무서웠는지 엄청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신나게 괴물 놀이를 하고 나서 뒤를 돌아보니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우리가 재밌게 뛰어다녀서 지나가던 아이들이 놀이터로 온 것 같았다. 아이들이 많은 놀이터는 행복한 공간이 되었다.
“나 이거 잘하는데.”
처음 본 친구와 대화를 하며 철봉 놀이를 했다. 놀이터에는 운동 기구들이 많아서 나는 유나가 놀고 있을 때 열심히 운동을 했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모이자 뭔가 따뜻한 공기가 불어넣어진 것 같았다. 처음 왔을 때는 아무도 없어서 놀이터에 미끄럼틀만 덩그러니 보였지만 지금은 놀이터의 단풍잎조차 놀잇감으로 보였다.
“엄마 오늘 재밌었어. 다음에 여기 또 오자.”
유나는 놀이터를 보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