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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by 문엘리스

“엄마는 언제부터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줬어?”

유나의 질문에 나는

“산타할아버지? 기억이 안 나는데...”

나는 산타에 대한 기억이 없다. 나는 산타에 대한 질문을 아이들이 할 때마다 조심스럽게 말한다.

“문이 잠겼는데 산타 할아버지는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오는 거야?”

“엄마가 자기 전에 창문을 살짝 열고 잤지.”

유나의 말에 나는 어떻게든 산타에 대한 믿음을 줘야 했다.

“유치원에 오는 산타 할아버지는 이상해. 수염도 이상하고 이상한 안경도 썼어.”

이미 유나도 그가 산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산타 할아버지 중에도 그러신 분들이 있어. 언니는 예전에 백화점에서 진짜 산타 할아버지를 본 적이 있어.”

“언니는 봤어? 나는 못 봤는데.”

“엄마랑 아빠도 그때 같이 봤는데. 진짜 수염이 하얗고 키도 컸어.”

“아빠는 산타 할아버지 우리 집에 온 거 봤데.”

“아빠가? 그럴 리가...”

"산타 할아버지랑 이야기도 했데."

남편은 유나가 산타 할아버지에 대해 물어보면 액션 영화 같은 이야기를 한다.

“엄마도 착한 일 많이 했으니까 이번에는 받을 수 있어.”

“엄마 착한 일 안 했는데...”

“엄마는 혼자 청소도 하고 밥도 하잖아. 우리 보살펴주고.”

“그건 착한 일이 아닌데.”

“걱정하지 마. 엄마도 받을 수 있어.”

유나의 말에 나도 갖고 싶은 선물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엄마도 착한 일 해야겠다.”

나는 유나와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은 산타를 기다린다. 나도 이번에는 산타를 상상하며 기다려봐야겠다.

'선물을 뭘 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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