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나의 꿈속으로 찾아와 하얀 슬픔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형에게는 오래전부터 하얀 슬픔이 있었어.”
“얼마나 오랫동안이나?”
“우리가 어떻게 형제로 지내왔는지 모를 정도로 말이야.”
동생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하면 나는 잠에서 깨고 만다. 내게는 동생이 없고
주말의 아침,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리는
창문은 천국으로 통하는 문 같다.
나는 매일 버스를 타고 검도 도장으로 간다. 자주 가는 베이커리에서 크림빵과 우유를 사 먹는다.
“처음에는 그 슬픔이 잘 보이지 않는 거야. 버스 기사가 언제 핸들을 잡고, 제빵사가 언제 밀가루 반죽을 시작했는지 모를 정도로”
관장님은 내가 마음이 여려서
경기에서 상대보다 빠르게 머리를 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스 기사가 도로 위에서 핸들을 잡지 못하고, 제빵사는 휴업을 하는 날이 오는 거야.”
나는 수업이 끝나고 혼자 남아 타이어를 친다. 두 손에 검을 말아 쥐고, 보이지 않는 상대를 두고
도복이 땀으로 젖어 가는 나는 언제부터 이 검을 쥐게 되었을까. 검을 쥐면, 동생이 나의 두 손을 잡고 있는 기분이 든다.
타이어에서는 일정한 소리가 울린다. 일정한 슬픔이 울린다.
“언제나 우리는 하얀 슬픔을 통과해야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