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입국 심사와 시애틀 교통수단
2024년 1월, 나는 미국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미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다. 시간과 재화는 한정적이기에 나는 여행지를 선택할 때에는 가봤던 여행지보다는 새로운 여행지를 찾았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 가봤던 나라를 다시 여행했던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가 보았던 여행지였던 미국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여행하려고 했던 시기에 미국 시애틀로 가는 항공권이 조금 싸게 나왔었고, 혼자서 떠나야 했기에 혼자 갈 수 있는 여행지 중에 가장 끌리는 곳은 미국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쓸 수 있는 비용이 남미나 아프리카까지 가는 건 무리였고, 또 혼자 가기엔 위험한 요소들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가봤던 여행지를 또 여행하는 리마인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행해 봤던 곳을 다시 간다는 건 즐거웠던 추억 때문에 설레기도 했지만 내가 정말 좋아했던 곳이 안 좋은 기억으로 바뀔까 봐 두렵기도 했다. 이 복합적인 떨림을 안고 이번 여행도 잘 즐겨보려고 한다.
이번 여행은 지난 미국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여행지였던 시애틀로 입국하여 시애틀만 여행한다. 환율이 올라서 미국을 오래 여행할 만큼 모아둔 돈이 없었다. 슬픈 현실이다. 그래도 짧은 시간이지만 가장 좋아했던 여행지를 오게 되어 마음이 들떴었다.
미국의 입국 심사
미국에 입국할 때에는 미리 이스타(ESTA) 비자를 인터넷으로 신청하여 받아두어야 한다. 따로 입국 신고서는 쓰지 않는다.
시애틀 공항에서는 위탁수화물을 찾은 후에 입국 심사가 있었다. 입국 심사를 먼저 하고 난 뒤에 수화물을 찾는 게 익숙했기에 수화물을 찾으러 가며 내가 맞게 하고 있는 건지 주변을 살폈다. 혼자 여행을 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주변을 잘 살피는 게 필요하다. 수화물을 찾고 나가는 입구에 입국 심사대가 있었다. 시애틀에서 입국할 때는 수화물을 먼저 찾고 입국 심사를 해야 하나 보다.
위탁수화물을 기다리는데 나의 짐은 참 오랫동안 안 나왔다. 오죽했으면 내가 시간을 다 재어봤을까. 1시간 10분을 기다렸다. 나는 줄 서서 기다리는 걸 참 못한다. 체크인 시간까지 애매하게 시간이 뜰 거 같아서 에어비앤비 숙소에 20달러를 더 내고 얼리 체크인 하는 것으로 신청했었다. 하지만 짐이 늦게 나오게 되면서 기존 체크인 시간인 3시에 숙소에 들어가게 되었다.
지난번 호주 여행에서는 체크인 시간과 시내에 도착한 시간이 애매하게 한 시간이 남았어서 다음 여행에는 얼리 체크인 신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엔 또 괜히 신청했구나 싶었다. 여행에서 오는 변수는 참 정말 많다. 그게 또 여행의 묘미긴 하다.
그렇게 짐을 기다리며 지친 나는 입국 심사대로 향했다. 미국은 입국 심사를 할 때 질문을 많이 한다. 그래서 미리 입국 심사에 필요한 영어를 공부해 갔었다. 나처럼 영어 못하는 분들도 이렇게 하시면 된다. 단어로 듣고 단어로 대답하기. 어설픈 문장으로 어버버 하는 것보다 그게 깔끔하다고 생각한다.
참고하면 좋은 미국 입국 심사 질문
1. 미국에 왜 방문하였나요? ☞ 여행 목적(purpose)
“What is the purpose of your trip?”
“Why are you visiting?”
“관광(sightseeing)“ 혹은 ”여행(trip)“ 또는 ”일(business)”
이렇게 영단어로만 대답해도 된다.
2. 어디서 머무르나요? ☞ 숙소 주소 혹은 이름
“Where will you be staying?”
나는 에어비앤비 숙소였다. 구글 맵을 켜서 미리 찍어둔 숙소의 주소를 누르고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숙소가 호텔이면 호텔 이름을 이야기하면 된다.
3. 얼마동안 미국에 있나요?
“How long will you stay?”
“7일(7 Days)”
숫자와 기간을 나타내는 영단어 일(Day), 주(week), 월(month) 로만 답해도 된다. 일주일이면 7일(7 Days) 혹은 1주일(1 weeks) 로 말하면 된다.
4. 미국에 아는 사람 있나요?
“Do you know anyone in America?”
나는 "혼자(Alone)" 라고 답했다. 그러자 나에게 빠르게 추가 질문을 더 했다. 공항 직원의 “어라?” 하는 표정과 빠르게 질문한 걸 보면 내가 신뢰를 할 만한 사람인지 더 조사한 거 같다.
5. 직업이 무엇인가요?
"what do you do?"
"What's your job?"
내 직업에 대해 말하니 전공도 물어봤다.
6. 전공이 무엇인가요?
"What's your major?"
전공까지 물어볼 줄이야! 전공에 대해 말하니 “멋있네” 하며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7. 얼마 가지고 왔나요?
“How much money do you have?”
“70달러(70 dollars)”
8. 가지고 온 음식물 있나요? 있으면 무엇을 가지고 왔나요?
“Do you have any food?”
"No”
지난번 미국 입국 심사할 때 보다 훨씬 많은 질문을 받았었는데 무사히 통과가 되어 내심 뿌듯했다. 영어 공부를 한 보람이 있었다.
시애틀 터코마 공항(Seattle–Tacoma International Airport) 에는 공항 철도가 있어 전철을 타고 시내로 갈 수 있다. 시애틀의 전철은 링크(Link) 라고 부른다. 공항에서 “Link Light Rail” 표지판을 찾아 따라가면 된다. 입국장은 1층이고, 공항철도를 타려면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2층에서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도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공항 철도 타는 곳까지 갈 수 있다.
5년 전에 미국을 여행할 때는 함께 여행하는 일행들이 있었다. 일이 생기면서 일행이 모두 함께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되었고, 일행 중 한 사람과 둘이서 먼저 시애틀로 넘어가게 되었었다. 그때 나는 시애틀 공항에서 시내로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 알아보지 않았었다. 미처 그거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일단 국내선 비행기를 시간 맞춰 잘 타고 짐을 잘 찾자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곤 시애틀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시내로 가는 방법을 찾기가 귀찮아서 우버를 불러서 시내로 가려고 했었다. 그때 같이 있던 일행이 빠르게 구글 맵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공항 철도를 타고 가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었다. 가격이 훨씬 쌌기 때문이다. 함께 여행할 때의 장점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함께 여행하면 여행할 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고 선택지가 늘어난다. 집단 지성의 힘! 아닌가 이건 무임승차인가.
미국은 도시마다 교통 카드가 따로 있다. 미국의 여러 도시를 여행할 예정이라면 해당 도시의 교통 카드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안타깝게도 하나의 교통 카드로 모든 도시를 다 사용할 수는 없다.
시애틀의 교통 카드는 올카(ORCA) 카드다. 역 안에 발급 기계가 있고, 티머니 카드처럼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한다. 올카 카드가 있으면 시애틀의 교통수단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드 발급 기계에서는 편도로 1회용 티켓을 구입할지 올카(ORCA) 카드를 구입할지 선택할 수 있다. 시애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계획이 없다면 편도로 티켓을 구입하여 공항 철도를 타면 된다.
올카(ORCA) 카드를 구입을 누르면 카드 자체 가격인 3달러가 기본적으로 포함되고 최소 5달러부터 충전할 수 있다. 현금으로도 카드로도 구입할 수 있다. 미국 여행에서 종종 있었던 일인데 카드를 사용할 때 PIN 번호를 입력하라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카드 CVC 번호로 착각하여 3자리를 입력했다가 틀린 적이 있다. PIN 번호는 카드 비밀번호이니 비밀번호 4자리를 누르면 된다.
☞ 시애틀의 교통 카드는 올카(ORCA) 카드다. 전철역 안에 카드 발급 기계가 있고, 편도로 1회용 티켓을 구입할지 올카(ORCA) 카드를 구입할지 선택할 수 있다. 올카(ORCA) 카드 구입을 누르면 카드 자체 가격인 3달러가 기본적으로 포함되고 최소 5달러부터 충전할 수 있다.
☞ 미국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PIN 번호를 입력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PIN 번호는 해당 카드 비밀번호이니 비밀번호 4자리를 누르면 된다.
시애틀의 대중교통
시애틀은 대중교통이 잘 정비되어 있다. 버스 배차도 자주 있고, 노선도 구석구석 있다. 미국의 버스나 전철은 이용하기에 위험한 도시들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시애틀 여행 전에 이 부분에 대해 찾아보았었고, 시애틀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안전한 편이라고 한다. 직접 경험해 보니 다른 미국 도시 대중교통 후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시애틀은 냄새도 덜 하고 안전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다른 미국 도시들처럼 홈리스가 탈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땐 사람 많은 쪽으로 이동하고 경계하며 탔었다. 그리고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어느 나라든 혼자 밤에 움직이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시애틀에서도 밤에는 대중교통 이용을 지양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
전철(Link)
시애틀의 전철역에는 개찰구가 따로 없고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카드를 찍을 수 있는 기계가 있다. 열차를 타는 플랫폼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거나 아니면 지하에 있어 내려가게 되면 카드를 찍을 수 있는 기계가 없다.
시애틀의 전철 링크(Link)는 탈 때와 내릴 때 모두 카드를 찍어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링크를 탔던 내역을 보니 링크를 탈 때 가장 먼 거리를 갈 때의 비용으로 금액이 차감된다. 내릴 때 카드를 찍으면 목적지 보다 더 초과하여 차감한 만큼의 금액이 다시 환급된다. 그러니 링크를 타고 종점에 가는 게 아니라면 내릴 때는 꼭 카드를 찍는 게 교통비를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역에서 카드를 사서 충전까지는 잘 마쳤는데, 카드 기계에 카드를 찍는 것을 깜빡하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플랫폼으로 올라와버렸었다. 다시 내려가려고 에스컬레이터로 가니 보안 요원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본인이 찍어주고 오겠다며 내 카드를 가지고 갔다. 보안 요원은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서 기계에 카드를 찍고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헛걸음을 줄여주어 감사했다.
링크에는 개찰구가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타기가 쉽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전철역과 역 내부에 유니폼을 입은 보안 요원이 있다. 보안 요원이 불시에 검문을 한다고도 하니 꼭 찍고 타면 좋을 거 같다.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이번 시애틀 여행에서 링크를 탈 때마다 카드 기계를 자주 놓쳐서 헛걸음을 해야 할 때가 있었다. 플랫폼으로 가면 카드 기계가 없으니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전에 기계를 찾아야 한다.
☞ 전철역은 따로 개찰구가 없고, 주로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카드를 찍는 기계가 있다. 플랫폼으로 가면 카드 기계가 없으니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전에 기계를 찾아서 카드를 찍는 것이 좋다.
미국의 버스
버스 역시 올카(ORCA) 카드로 탑승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버스의 앞 문으로 탑승하고 기계에 카드를 찍으면 된다. 전철과는 달리 버스는 탑승할 때 한 번만 카드를 찍으면 된다.
시애틀의 버스는 줄이 있는 버스도 있고 벨이 있는 버스도 있다. 줄은 벨을 누를 때처럼 목적지 정류장 안내가 나오면 아래로 잡아당기면 된다.
☞ 미국의 버스는 우리나라처럼 버스의 앞 문으로 탑승하고 기계에 카드를 찍으면 된다. 전철과는 달리 버스는 탑승할 때 한 번만 카드를 찍으면 된다. 내릴 때 줄이 있는 버스는 목적지 정류장 안내가 나오면 아래로 잡아당기면 된다.
페리(Ferry)
시애틀은 바다 옆에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시애틀의 바다는 올림픽 국립공원이 있는 올림픽 반도와 몇 개의 섬들로 바다의 중간이 가로막혀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바다를 끼고 떨어져 있는 땅과 땅 사이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페리가 잘 갖추어져 있다. 시애틀에는 페리를 통해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고 올카(ORCA) 카드로도 페리를 탑승할 수 있다.
☞ 시애틀의 교통수단은 버스, 전철, 페리, 모노레일 등이 있다. 모두 시애틀 교통카드인 올카(ORCA) 카드로 탑승할 수 있다.
올카(ORCA) 카드로 시애틀 시내에 있는 모노레일과 스트릿카(Streetcar) 도 탈 수 있다. 모노레일은 시애틀 전망대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을 갈 때 주로 타는 교통수단이고, 스트릿카는 트램처럼 생긴 작은 지상 열차로, 시애틀 시내 중심가를 오가는 노선이 있다.
☞ 올카(ORCA) 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시애틀의 교통수단을 모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