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있는 과일 피죠아를 아시나요

뉴질랜드 로드트립 여행기-13, 뉴질랜드 남섬 퀸즈타운 여행기-4

by 나일라

뉴질랜드 남섬 퀸즈타운(Queenstown)에서는 도시 간 이동은 하지 않고, 휴양을 주로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정에 여유가 많았던 덕분에 외출을 마친 뒤에는 숙소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곤 했다. 퀸즈타운에서 묵었던 숙소는 다른 집들처럼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걸어가려면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 가야 했다. 시내와도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저녁에는 아무도 숙소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다.


퀸즈타운(Queenstown) 숙소의 외관.
숙소의 거실.
우) 짧은 계단을 올라가면 두 개의 방이 있었다.
내가 썼던 첫번째 방.
좌) 주방. 우) 테라스.



그럼 시간도 많으니 우리 게임이나 해볼까?

퀸즈타운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숙소에서 이런저런 게임을 많이 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양세찬 게임' 이다.


이 게임은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출연자 양세찬이 게임을 재밌게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붙은 이름이다.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각자 주제에 어울리는 단어를 종이에 써서 이마에 붙이고 있는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스무고개처럼 자기 이마에 붙어있는 단어를 추측하는 질문을 한다. 자신의 이마에 쓰여 있는 단어를 맞추면 끝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하기 위해 친구가 포스트잇과 싸인펜을 챙겨 왔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다들 쌓여있던 로망을 실현하는 여행이었다.


제시어 주제는 과일로 정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눈을 감고 기다리면 세 사람이 맞추기 힘들 거 같은 과일 이름을 정했다. 그 과정이 정말 재밌다. 제일 먼저 내가 눈을 감고 기다렸다. 세 사람이 내 제시어를 정하는데 웃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도대체 뭐길래 이러는 거야? 내 이마에 나의 제시어를 붙였다. 이제 다른 친구들의 제시어를 정했다. 그렇게 정한 제시어는 두리안, 모과 그리고 피죠아였다.


피죠아(Feijoa)는 뉴질랜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과일이다. 뉴질랜드의 가을인 3~5월이 제철이며, 피죠아를 좋아하는 뉴질랜드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또한, 정원용 나무로 피죠아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 과일 피죠아(Feijoa). 출처) google.




피죠아가 제시어로 등장하게 된 건, 이 친구가 아침에 피죠아 주스를 마시며 주스에 대한 소감을 말했기 때문이다. 너가 마신 피죠아에 대해 기억 할 수 있겠는가? 흥미진진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게임이 시작되었다.


“한국에도 있는 과일인가요?”

“어. 있어. 요새는 급식실에서도 나와. "


제시어를 정할 때 두리안이 있었기 때문에 열대 과일을 떠올리며 질문했더니 급식실에서도 나온다고 한다.


“크기가 큰가요?”

“크기는 다양할걸? 네가 좋아하는 오빠랑도 관련이 있어. 이 모양이랑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해.”

“좋아하는 오빠? 한둘이 아닌데? 아니, 뭘 닮은 건데! 아 뭐야. 모르겠어!”



질문을 하면 할수록 오리무중이었다. 이 게임의 맛은 결정적 단서는 주지 않으면서 일정 부분은 사실을 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들 질문을 할수록 미궁에 빠져들고 있었다.


특히나, 피죠아가 제시어인 친구가 압권이었다. 그날의 공기, 온도, 습도 모두 잊지 못할 거 같다. 친구의 풀려 가는 눈동자와 “에?" 하는 입 모양이 혼돈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 표정과 우리가 봐도 맞추기 어려운 '피죠아'라는 글자를 함께 보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친구를 각자 맡은 제시어로 칭하겠다. 게임은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게임에 심취하여 시간이 이렇게 갔는지도 몰랐다. 두리안이 제일 먼저 정답을 맞혔고 그다음은 모과였다. 이제 피죠아와 나만 남았다.


‘피죠아는 절대 못 맞춰.’

나는 적어도 피죠아만큼은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내 과일은 무엇인지 감이 잘 안 왔다.



이제 친구들이 결정적 단서를 던지기 시작했다.

“오늘 너가 먹은 것과 관련이 있어! "

그러자, 피죠아가 응답했다.

“아! 아, 그거... 이름이 뭐지? 피...? 피 뭐였던 거 같은데!”


생각 안 나지? 절대 못 맞춘다니깐!



좌) 우리가 샀던 피죠아 주스. 우) 출처 google.



그런데 그때,


“아! 생각났다! 피죠아!“


피죠아는 똑똑했다. 과일 이름을 기억해 냈다. 세상에, 피죠아한테 지다니! 절대 못 맞출 거 같은 피죠아한테 졌다. 말도 안 돼!



그래서 내 제시어는 뭐였느냐고?

용과였다.


내가 좋아하는 오빠, 지용이 오빠. '용'이 들어가니까 관련 있다고 했던 거다.

아, 오빠 미안해요. 피죠아한테 졌어요. 다음엔 팔팔 날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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