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덕후의 영국 여행기-2
이번 여행은 해리 포터 테마 여행이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는 꼭 가려고 했었다. J.K 롤링 작가가 스코틀랜드에서 해리 포터를 집필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에는 롤링 작가가 해리 포터를 쓰는 데 영감을 받았다는 장소들이 있다.
스코틀랜드를 가기 위해 킹스크로스역(King′s cross)으로 향했다. 영국 국내로 가는 기차는 킹스크로스역(King′s cross)에서 타고, 프랑스나 다른 유럽으로 가는 기차는 건너편에 있는 세인트 판크로스역(St.Pancras)에서 탄다. 영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Part2> 마지막 장면을 세인트 판크로스역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19년 후, 성인이 된 삼총사와 말포이가 자녀들을 호그와트에 입학시키기 위해 기차역에서 모이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스코틀랜드(Scotland)는 잉글랜드(England)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런던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4시간 30분이 걸린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Edinburgh)에서 내렸다. 기차에서 내린 순간 공기가 훨씬 싸늘하고 코끝이 시리다. 런던보다 훨씬 추우니 겨울에는 패딩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스코틀랜드에서 갈 수 있는 해리포터 성지
빅토리아 스트릿(Victoria Street)
J.K 롤링 작가가 이 거리를 보고 영감을 받아 다이애건 앨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해리 포터 스튜디오에 가면 영화 속 다이애건 앨리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나는 실제 영감을 받았던 거리가 궁금했었다. 스튜디오는 촬영장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는 거라 박물관에서 구경하는 느낌 밖에 받지 못할 거 같았다.
그레이프라이어스 커크야드(Greyfriars Kirkyard)
이름이 복잡하고 길다. 여기는 공동묘지가 있는 곳이다. 묘비에 적혀있는 이름 중에 해리 포터 등장인물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들은 내용으로는 맥고나걸(McGonagall), 무디(Moody), 톰 리들(Thomas Riddell) 이름이 있다고 한다. 난 하나도 못 찾았다. 생각보다 영어가 현란하게 적혀 있어 구분이 잘 안 되었고 무덤이 꽤 컸다. 묘비 몇 개 보다가 포기하고 구경을 했다.
☞ 묘비에 적혀있는 이름 중에 해리 포터 등장인물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맥고나걸(McGonagall), 무디(Moody), 톰 리들(Thomas Riddell) 이름이 있다고 한다.
☞ 그 외에 에든버러 시내에는 J.K 롤링 작가가 해리 포터를 집필한 엘리펀트 하우스(The Elephant House) 카페가 있다. 많은 작가 지망생이 기를 받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몇 년 전 화재로 인해 현재는 문을 닫았다.
글렌피넌 고가철교(Glenfinnan Viaduct)
글렌피넌 고가철교는 영화 <해리 포터>에서 호그와트 기차가 지나가는 철길로 나왔다. 여기는 에든버러(Edinburgh) 시내에서 차로 3~4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는 힘들어서 여기도 투어를 신청해서 갔다. 내가 묵었던 한인민박은 한인 여행사와 연계하여 하이랜드 당일 투어를 운영하고 있었다.
다행히 내가 스코틀랜드에 있는 일정 중 딱 하루 동안 하이랜드 투어를 진행한다고 하여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이랜드(Highland) 지역은 에든버러 보다 북쪽에 있어 겨울에는 더 춥고 날씨가 험해 도로 상황이 안 좋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1월에 하이랜드 투어는 두 번 열렸다고 했다. 아, 여행에 있어서는 나는 정말 럭키걸이다.
하이랜드 투어에서는 영화 <007 스카이폴> 촬영지로 알려진 글렌코(Glencoe) 지역도 간다. 여기서 큰 U자 계곡과 작은 U자 계곡을 볼 수 있는데, 구름에 가려질 때가 많아 날씨가 따라 주지 않으면 못 본다고 한다.
U자 계곡을 지나 쓰리시스터스(Three Sisters of Glenfcoe)라는 곳도 간다. 영화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에서 해그리드의 오두막집이 있는 배경이 된 곳이라고 한다. 아! 영화 후반부에 벨라트릭스가 덤블도어가 죽고 신나서 해그리드 오두막에 불 지르고 도망가는 장면이다. 갑자기 머릿속에 딱 하고 떠올랐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 맞는지 한 번 더 봐야겠다.
테마 여행은 여행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주제를 정하고 주제와 관련된 장소로 일정을 짜고 여행하면 된다. 주제는 영화, 책, 미식, 음악 등 취향에 따라 정한다. 관광 명소로만 여행할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런던과 스코틀랜드로 테마 여행을 해보니 내가 정말 좋아했던 해리 포터의 세상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어 가슴이 정말 벅차올랐다. 대자연 그랜드캐년을 볼 때도 이렇게 설레고 두근거리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여행할 때 가는 장소마다 감격스러웠던 적이 있었나? 정말 귀하고 값진 경험이다.
10년 전의 나는 내가 해리 포터 지팡이를 직접 보게 될 줄은 전혀 모른 채, 심심하니까 해리 포터 영화나 돌려보고 있었을 거다.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 10년 후에 해리 포터 지팡이 만져본다?
그러니까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
10년 후의 나도 지금의 나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싶어 할까? 그럴 거라고 믿어본다. 그러니 힘내서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