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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Dec 29. 2023

화진포와 가족

파도와 소나무 사이에

  나의 첫 아이와 떠나는 처음 여행이다. 이제 막 9개월이 되어가는 아기와 파주에서 고성까지 거의 반나절 동안 차를 타고 가는 걱정되는 여행이었다. 평소에 카시트가 불편했는지 매번 우는 아기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고민하고 찾아보았다.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였다. 어쩔 수 없이 아기가 울면 즉각 휴게소에서 달래고 가야 한다는 마음을 새기며 출발하였다.

바다와 소나무 사이의 화진포 콘도

  기나긴 여행길 초입에 들어서면서 아기는 잠을 자기 시작했다. 마치 화진포 여행을 위해 지금까지 카시트에서 울었던 경험은 적응을 위한 시간이었던 마냥, 소곤소곤 숨소리를 내쉬며 잠이 들었다. 아기의 잠은 아내의 평안함으로 이어졌고, 아내 역시 카시트 옆에서 잤다. 기분 좋게 멀리 있는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운전했다.

우리가 묶었던 화진포 콘도는 해변을 정면으로 마주한 곳이다. 콘도와 해변을 구분 짓는 표식은 콘도의 문밖에 없었다. 콘도와 해변은 이어져 있다. 콘도의 뒤쪽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지탱해준다. 소나무 숲과 해변 사이에 콘도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 가족은 앞으로 해변을, 뒤로는 소나무 숲에 둘러싸였다.

소나무 숲 사이에서
해변에서 삼겹살


  2가족에 3명의 아기가 있어 우리는 제한된 자유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느긋한 일정 속에 빡빡한 육아가 있었다. 언제나 아기의 이유식과 분유 시간을 고려해야 했고, 낮잠 시간을 확보한 체 여행을 즐겼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가족은 친밀하게 유대했다. 바닷가를 처음 본 내 아기는 다행히 파도 소리를 즐겼고, 처음 본 공간에서 잠도 즐길 줄 알았다.


잔잔한 화진포 바

  잔잔한 파도와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우리 가족은 평안했다. 억눌렸던 삶의 무게와 걱정은 2박 3일의 시간 속에 흩날렸다.


  3개월 전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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