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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Sep 25. 2023

화진포의 해변

해수욕과 조개

우리는 모두 7명이다. 내 가족 3명, 지인 가족 4명. 아기가 3명이라 우리의 활동 범위는 제한되었다. 3일 동안의 목표는 간단하게 정했다. 첫째 날은 화진포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 둘째 날은 화진포 해변에서 해수욕, 셋째 날은 집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이었다. 아이가 있기에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았고, 일정을 최소화했다.


첫째 날, 늦은 오후에 화진포 콘도에 짐을 풀고 떠온 회를 나눠 먹었다. 3명의 아이 중 2명은 분유와 이유식을 먹였고, 1명의 아기는 생선을 구워주었다. 둘째 날은 화진포 해변에 아이와 성인이 놀 수 있도록 햇빛 가림막과 텐트를 쳤고, 점심을 먹은 후 3시간 정도 해수욕을 즐겼다. 그리고 저녁에 해변을 보며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구웠다. 마지막 날은 화진포 해변 근처에 있는 김일성 별장을 방문하고 집으로 향했다.

화진포 해변에 친 텐트


화진포의 바다는 맑았다. 그리고 깊지 않았다. 20대 이후에 바다 수영의 기억이 거의 없는데, 동행한 지인의 추천으로 화진포 바다에 들어갔다. 잔잔한 파도에 큰 힘을 쓰지 않아도 중심을 잡을 수 있었고, 깊지 않은 바다에 해변에서 멀리 나아가도 위험하지 않았다. 화진포의 해변은 서해안과 다르게 갯벌이 없었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바다 밑에 있는 모래를 헤집어 놓으면 3-4개의 조개를 쉽게 찾았다.

김일성 별장에서 찍은 화진포


2시간 정도 조개 채집을 하니 플라스틱 바구니에 한가득하였다. 여행 출발 전에 동행한 지인은 다수의 화진포에 잠수한 경험으로 확신에 차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형님. 조개가 많이 잡히니 조개탕을 몇 번 끓여 먹을 수 있어요.”


믿지 못하고 의아한 나에게 화진포에서 조개를 채취한 경험을 무용담처럼 몇 번이고 말했다. 실제 바다에 들어가 보니 바다로 덮인 부드러운 모래사장에 조개가 끊임없이 숨겨져 있었다. 물안경을 쓰고 보고 있노라면 모래에 돌 같은 것들은 모두 조개였다. 많이 잡은 조개로 우리는 조개탕과 조개 라면을 끓였다.

직접 잡은 조개로 끓인 조개탕


막상 조개탕과 조개 라면을 끓이니 돌이 씹혔다. 바닷물로 해감을 하였으나 제대로 해감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인간의 몸은 흙으로 만들어졌지? 물론 흙을 먹으면 좋지 않으나, 즐겁게 먹은 흙은 나의 살과 피로 바뀐다는 생각을 가지고 즐거이 조개와 흙을 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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