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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an 07. 2024

평범하게 산다는 것

<삼설기>라는 소설집에 ‘삼사횡입황천기(三士橫入黃泉記)’라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낙양삼사기(洛陽三士記)’라고도 한다.


염라대왕이 실수로 세 선비를 지옥에 데려왔다가 실수임을 알고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첫째 선비는 여러 병법을 통달하고 과거에 올라 여러 벼슬을 다 거쳐 대장군에 이르러, 천병만마를 지휘하여 위엄이 사해에 진동하는 인물이 되기를 원했다.


둘째 선비는 명가의 자제로 태어나 신선과 같은 풍모의 선비로서 경서를 널리 보아 일대에 문장이 뛰어남을 떨치고는 이어서 암행어사 겸 팔도순무사로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어 했다.


염라대왕은 그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었다. 마지막 셋째 선비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명당에 초당을 지어 한가하게 살고 싶다면서, 슬하에는 2남1녀를 두고 내외손이 번창하고 친척 간에 화목하게 지내며, 몸에 병 없이 살다가 천수를 다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이에 염왕은 대노하여 욕심이 많고 말할 수 없이 흉악한 놈이라 꾸짖고, 성현군자도 하지 못할 일을 모두 다 달라 하니, 그 노릇을 임의로 할 양이면 염라왕을 내놓고 자기 스스로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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